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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 '부유식 해상 원전'도입…안전성은?

등록 2019-04-07 05:00:00   최종수정 2019-04-08 10: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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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확보, 이동에 자유로운 점이 장점

환경운동가들은 '떠다니는 체르노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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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작년 4월28일 러시아 국영 원자력 발전회사 로사톰이 세계 최초로 만든 해상 부유식 원전 ‘아카데믹 로모노소프’가 첫 해상실험을 위해 바지선에 실려 상트페테르부르크 조선소를 떠나고 있다. 안전성 우려로 국제 환경단체들은 이 원전을 '핵 타이타닉', '떠다니는 체르노빌'이라고 부르며 반대해 왔다. 2019.03.21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이 올해 내 산둥성 연안에 첫 부유식 해상원전 건설에 나서고, 러시아는 세계 최초 부유식 원전인 ‘아카데미크 로모노소프’를 올 여름 가동에 들어간다. 이런 가운데 해상 원전 안전 문제가 부상되고 있다. 

▲중국, 올해 첫 부유식 해상 원전 건설에 나서

지난 3월20일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는 일찍부터 관련 기술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 온 중국이 올해 첫 해상원전 건설에 착수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영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CNNC)의 자회사인 중국핵동력연구설계원(NPI)은 산둥성 앞바다에서 중국의 첫 해상 원전을 연내 착공한다. 

부유식 해상 원전은 발전설비를 바지선에 탑재해 바다 위 특정한 장소의 방파제에 계류시키고 발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해상 부유식 원전 출력은 보통 10만㎾로 육상 원전에 비해 출력은 10%로 작지만 부지 확보 문제가 없고, 이동이 자유로워 시추선, 오지나 낙도에 전력 공급하는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안전성이 얼마나 확보되느냐에 있다. 만약 쓰나미나 해일 등의 자연 재해, 운영상의 실수 등 돌발 상황이 생기거나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됐을 때 생태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에 국제 환경단체들은 부유식 원전을 '핵 타이타닉' 또는 '떠다니는 체르노빌'이라고 부르며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부유식 해상원전 건설 사업을 계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런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핵 동력 해상 플랫폼이 필요한데 중국 최대 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그룹(中船重工)은 지난 2015년 4월 30억 위안을 투자해 2018년 연말까지 핵동력 해상 플랫폼을 완공하기로 했다. 또 2019년 해상 시범 운영과 검수 및 인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중국핵공업집단이 산둥성 앞바다에서 올해 원전을 착공하기로 하면서 해상 원전 건설 계획은 한층 구체화된 셈이다.

최근 산둥성 현지언론 치루완바오는 부유식 해상 원전에 140억위안(약 2조3600억원)을 투자하고, 2021년 가동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2030년까지 영유권 분쟁수역 남중국해 등에 해상 원전 약 20기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해상 원전을 대거 건설하기로 한 것은 남중국해 도서와 인공섬 및 석유 천연가스 시추 장비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이다. 남중국해 해상 원전들이 가동될 경우 전기 생산 원가는 현재 절반 수준 이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원전 가동시 베트남, 필리핀 등 국가들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부유식 해상 원전의 원조, 러시아  ‘아카데믹 로모노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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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영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CNNC)의 자회사인 중국핵동력연구설계원(NPI)이 제작한 모형으로, 부유식 해상 원전이 석유 천연가스 시추 장비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모델로 삼는 것은 러시아 국영 원자력 발전회사인 로사톰이 건설 중인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 원전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다.

18세기 러시아 과학자 겸 시인의 이름을 딴 로모노소프는 길이 144m, 폭 30m, 배수량 2만1500t이며 70MW급 쇄빙원자로 2기를 장착하고 있다. 완공 시 69명의 인원이 탑승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일찍이 2007년 4월부터 ‘아카데믹 로모노소프’ 원전을 탑재할 플랫폼 건조를 시작했다. 작년 4월 말 ‘아카데믹 로모노소프’은 출항해 약 1년 간의 해상실험을 진행했다.

계획대로라면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는 올해 여름부터 가동돼 북극해 연안 도시 페베크에 10만여 명이 쓸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로사톰은 “이런 해상 원전은 어떤 형태의 자연와 기술적 피해로부터도 안전하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향후 원전을 더 만들어 외국에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알제리, 아르헨티나 등 15개 국가들이 자사의 부유식 원전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그린피스 등 국제 환경 단체는 "북극해의 높은 파도와 강풍에 노출되는 게 원전에 가장 큰 위험이 된다”면서 "지상 원전 사고에서 얻은 경험을 해상 원전에 대입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러, 해상원전 등 7가지 영역서 협력 강화

정치, 외교,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친밀함을 과시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해상 원전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0년 9월 중국국가원자능기구(CAEA)는 “중국과 러시아는 부유식 해상 원전 등 7가지 핵 에너지 영역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2014년 7월30일 로사톰의 자회사인 로사톰 오버시(Rusatom Overseas)는 중국과 러시아가 6개의 부유식 원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회사는 2019년부터 중국과 손잡고 부유식 해상 원전을 건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부연했다.

원자력 안전성은 누구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해상 원전은 설립하기전 충분한 기술검토와 안전성 검증이 있어야 한다는 국제적인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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