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철도 연결 공감대…文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탄력받나
푸틴 "남북·시베리아철도 연결 논의"…의지 표명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유럽까지 한 번에 가능극동지역 개발 공들이는 푸틴 新북방정책과 연계철도 연결 중심 경제공동체 조성→안보공동체로각국 이해관계 걸린 경제 매개로 평화 유지 개념대북제재 막혀 본격 추진 어려움…"비핵화부터"
특히 남북러 철도 연결은 문재인 대통령의 '동북아시아 철도공동체'와 깊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북러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한연결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사업에 대해 논의했다"며 "북한을 통해 남한으로 향하는 가스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남북한연결철도(TKR)는 부산에서 나진까지 남북한 총연장 1295㎞ 구간을 철도로 있겠다는 구상이다. TKR이 완성되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러시아를 관통하는 총 9297㎞ 길이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이 가능하다. 이는 다시 유라시아횡단철도와 이어질 수 있다.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유럽까지 한 번에 닿을 수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 뒤 사회자와의 일문일답에서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유럽으로, 런던까지 갈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며 철도 연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TKR-TSR 연결사업은 비단 일반여객 운송 뿐아니라 화물 운송의 시간·비용의 막대한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러 3각 협력분야 가운데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두 차례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러 철도연결을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는 엄연한 한계가 존재한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다시금 TKR-TSR 연결사업에 대해 언급한 것은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논의한 것이 아닌 원론적 수준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남북러 철도 연결구상은 철도공동체를 안보공동체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과도 맥이 닿아 있다.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처음 공개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은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일본·러시아·몽골에 미국까지 6개국이 참여하는 다자평화안보체제를 말한다. 우선 철도 연결을 중심으로 경제공동체를 조성한 뒤 점차 안보공동체로 넓혀 동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연합의 출발점이 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모티브로 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경제를 매개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핵심 개념이다. 남북한연결철도(TKR)이 완성되면, 이를 중국횡단철도(TCR)·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계해 중국·몽골·러시아까지 하나로 묶겠다는 게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의 뼈대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 경제지도 구상'과도 맥이 닿아있다.
여기에 지난해 우리나라가 북한·중국·러시아, 동유럽국가 등 28개국이 모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정회원으로 가입함에 따라 기본적인 여건은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남북 공동연구조사단의 현장조사 과정에서 조차 유엔의 대북제재 면제 승인에 애를 먹은데서 보듯 실질적인 보수공사 단계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 사업들은 한국의 국익에 부합되는 사업이라 생각하지만,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여러가지 의무사항이 있기 때문에 활발하게 이룰 수 없을 것 같다"며 "인내를 갖고 조금 참으면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한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철도 연결을 비롯한 모든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전제가 해결된 뒤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수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남북 정상이 만나 북미 대화 재개를 촉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