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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언어의정원 "순식간에 몇십곡을 같이 만들었지요"

등록 2019-05-06 06:01:00   최종수정 2019-05-13 09: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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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싱글 '그로잉 업', 마음에게 &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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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여성 듀오 '언어의 정원' 로영, 르네(오른쪽)가 23일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원에는 꽃도 있고, 나무도 있고 구성 요소가 많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음악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팬들과 함께 같이 꽃, 나무를 가꿔가며 활짝 피어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고 싶어요."(르네)

"언어의 정원에는 이야기가 피어요. 그 이야기에 정원사로서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햇볕을 쬐게 해주면서 우리의 생각이 잘 피어났으면 했어요. 하하."(로영)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이들의 설렘이 담뿍 묻어나면서도, 20대 신인가수답지 않은 노련함. 외모만큼 생각도 풋풋한 로영(25·김소영)·르네(23·김유나)가 결성한 듀오 이름은 '언어의 정원'이다.

두 사람은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14학번 동기다. 로영은 작곡, 르네는 보컬 전공이다. 올해 2월 졸업을 한 이들은 처음 만났을 때, 함께 작업을 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입학하고 처음 르네를 봤을 때 진짜 조용했어요. 수업 시간에도 책상만 보고. 전 반대로 까불이거든요."(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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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여성 듀오 '언어의 정원' 로영, 르네(오른쪽)가 23일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하지만 작년 학과 보컬들에게 자신의 곡을 전달하며 데모를 부탁했는데, 특히 르네와의 작업이 인상적이었다. 로영은 "르네에게는 보컬이 잘 감싸줘야 하는 곡을 전달했는데, 너무 좋았어요. 원래 개인 작업을 좋아하는데, 르네랑 작업을 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알아갔죠. 알고 보니 성격도 쾌활해서 잘 맞았어요. 순식간에 몇십곡을 같이 만들었죠"라며 흡족해했다.

르네는 "로영 언니가 준 가이드의 노래가 멜로디가 독특한데 서정적인 분위기가 귀에 꽂히는 거예요.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함께 책상에 앉아서 작업을 하는데 너무 편안하고 음악적으로도 만족도가 높았죠"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선보인 언어의정원 데뷔 싱글 '그로잉 업(Growing Up)'에는 타이틀곡 '마음에게'와 '놀이터' 두 곡이 실렸다. 두 사람이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 뿐 아니라 앨범 아트워크까지 도맡았다.

일상 속 아기자기한 이야기인데, 뭉근하게 마음속으로 녹아드는 노래는 작지 않은 위로를 안긴다. 타이틀곡인 어쿠스틱 팝 '마음에게'는 어른이 됐지만 아직 여린 자신의 작은 마음이 겪는 부침에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또 다른 수록곡 '놀이터'는 담백한 피아노 선율과 쓸쓸한 현악 연주로 상실을 통한 성장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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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정원 ⓒV엔터테인먼트
르네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평범하게 살았다. 그저 혼자 글을 쓰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을 좋아할 뿐이었다. 그녀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는 소리에 주변에서 "네가?"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다. 제인 몬하잇(42), 르네 올스테드(30) 같은 재즈 보컬을 좋아한다. 로영을 만나, '재즈강국' 네덜란드 유학을 접었다. 

로영은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는데 악보대로만 치는 것보다 즉흥적으로 만든 곡을 치는 것이 더 즐거웠다. 그래서 실용음악을 공부하게 됐다. R&B, 발라드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영향을 준 뮤지션들은 성시경, 015B, 전람회(김동률), 정재일, 정준일 등이다.

두 사람은 프로 데뷔 전부터 알음알음 입소문이 났다. 작년 가을 버스킹을 열었고, 지난해 대학로에서 단독 공연도 펼쳤다.

팀 이름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으로 한국에서도 마니아층을 구축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46)의 다른 애니메이션 제목과 같다. 하지만 로영과 르네는 여기서 팀명을 착안하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언어의 정원'이라는 단어가 음악 팬들 사이에서만큼은 본인들을 먼저 떠올리는 통로가 됐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차별화를 위해, '언어의'와 '정원'을 붙여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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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여성 듀오 '언어의 정원' 로영, 르네(오른쪽)가 23일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언어의정원'을 자신들을 대변하는 고유명사로 만들기 위한 음악적인 차별화의 키워드는 공감. 하지만 모든 사람의 공감을 살 수 있다는 판단은 현명하게도 처음부터 버렸다.

르네는 "각자 생각이 뚜렷하잖아요. 한 사람씩 저의 노래에 공감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 꾸준히 소통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로영 역시 "어느 사람의 고민의 무게를 다른 사람이 쉽게 판단할 수 없죠. 그런 고민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통로가 됐으면 해요"라고 조심스럽게 바랐다.

음악에는 물론 자신들의 성장통도 녹아 있다. 이들은 지금 본인들이 만든 음악이 자신들의 일기장 같다고도 했다. 첫 앨범은 음악적 성인식이기도 하다. 첫 챕터를 잘 열어젖힌 두 사람은 "대단한 기록은 아니지만, 나중에 돌아봐도 후회하지 않은 일기를 쓰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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