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별장영상 6년만에 기소…'윤중천 변심' 결정타
과거사위 권고로 출범…68일 동안 수사5년6개월만에 김학의 공개소환해 구속두번의 시도 끝 결국 윤중천 '신병확보'
4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이날 오전 김 전 차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윤씨를 강간치상·무고 등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수사단이 지난 3월29일 출범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김 전 차관은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져 향후 법정 다툼을 하게 됐다. 앞서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이 2005년부터 2012년 사이에 윤씨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의심된다며 지난 3월25일 수사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경찰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 관련 당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민정비서관(현 변호사)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할 것을 권고했다. 나흘 뒤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이끄는 수사단이 꾸려졌고, 13명의 검사가 투입됐다. 수사단은 검찰의 1, 2차 수사기록를 포함한 관련 기록을 살펴보면서 신속 수사 방침을 밝혔다. 출범 엿새만에 김 전 차관 자택과 윤씨 사무실,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곧바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단의 첫 '타깃'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평가되는 윤씨였다. 수사단은 윤씨 주변을 수사하며 사기 등 혐의를 포착, 지난 4월17일 그를 체포한 다음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하지만 법원은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윤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수사단은 윤씨를 불구속 상태로 수차례 조사하는 한편 이들로부터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을 잇따라 소환했다. '별장 성접대 동영상'을 최초 발견한 권모씨, 윤씨와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모씨 등이다. 김 전 차관은 수사 한 달여 만인 지난달 9일 수사단에 소환됐다. 지난 2013년 11월 비공개 소환을 받은지 5년6개월 만에 검찰 포토라인에 처음 공개적으로 선 것이다. 김 전 차관은 쏟아지는 질문과 100여명의 취재진을 뒤로한 채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말한 뒤 14시간30분의 조사를 받았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을 한 차례 더 소환조사한 뒤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달 16일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이를 발부했다. 이 과정에선 윤씨의 진술이 검찰 수사에 도움을 줬다. 검찰은 "윤씨가 과거와 달리 금품제공 및 접대 사실을 자인하고, 대가관계등에 관하여 의미있는 진술을 하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 구속 후 수사단은 윤씨를 상대로 구속영장 재청구에 나섰다. 강간치상 혐의 등이 구속영장에 추가로 담겼다. 윤씨와 권씨 사이의 무고 혐의도 추가됐고,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김 전 차관과 윤씨는 구속 이후 조사에서 입을 굳게 다물었다. "변호인 접견을 못 했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등 이유로 출석 자체를 거부하거나, 출석 후에도 진술을 거부했다. 과거 수사 당시 청와대의 외압 의혹 단서를 찾기 위해 나선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은 37일 동안 이뤄졌다. 경찰 및 청와대 등 관련자 조사도 이어졌다. 다만 수사단은 이날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이를 입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곽 의원과 이 변호사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막바지 변수로 거론된 과거사위의 '윤중천 리스트' 수사 촉구의 경우 과거사위 발표를 전후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하지만 수사에 이를 단서를 찾지 못했다는 게 수사단의 설명이다. 수사단 관계자는 "수사단 규모를 축소해 현재까지 종료하지 못한 잔여 사건의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예정"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