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가치 사라진 시대 미술행위 의미는? 김홍석 vs 서현석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2019 타이틀 매치' 미완의 폐허展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절대적 가치가 사라진 오늘날 미술 행위의 의미는 무엇일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2019 타이틀 매치:김홍석 vs 서현석 '미완의 폐허'전에서 살펴볼수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타이틀 매치'전은 세대와 장르를 넘어서 매체, 성향, 개성이 뚜렷한 두 작가가 한 가지 주제를 어떻게 협업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는지 보여주며 시너지를 이끌어 내는 전시다. ‘2019 타이틀 매치’는 서로 상반되는 작업을 지향하고 있는 김홍석(55·상명대 공연영상미술학부 교수)과 서현석(54·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의 맞대결전이다. 같은 주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어떻게 의미를 엮어 가는지를 비교하며 볼수 있다. 자본과 스펙터클이 우리의 감각을 사로잡은 시대, 미술이 유효할 수 있는 조건을 탐색한다. '미완의 폐허'전시와 관련 김홍석은 “인간질서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인식 체계와 규칙에 대한 의심과 더불어, 미술을 수용하는 범주에 대한 믿음을 의심하게 되었다”고 했다. 서현석은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아방가르드의 비전이 무너진 오늘날의 작가로서 허망한 시선을 폐허가 된 미술관 이미지로 담았다”고 소개했다.
김홍석은 '인간질서' 프로젝트에서 관습적인 미와 작품에 대한 개념 등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 놓은 질서와 체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는 중간재로 취급되는 사소한 재료인 스티로폼으로 만든 24점의 조각 '불완전한 질서개발(의지)', 목적 달성을 위한 과정 중 사용한 물건들이 담겨져 있는 비닐봉지로 이루어진 '인간질서(행성)', 500개의 사과가 썩어가는 '사과탑' 등을 출품했다. 김홍석은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개념적 성격이 강한 작품으로, 미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람객의 선입견을 불열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2012), 아트선재(2011)와 플라토(2013),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2018)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서현석은 '먼지극장'에서 예술의 이상을 상실한 상황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폐허가 된 모습의 VR영상으로 조망한다. 거친 콘크리트 질감을 가진 풍동실에서 성가를 부르며 나타나는 소녀, 텅 빈 전시실에서 미래의 열정을 가졌던 과거를 회상하는 내레이터, 작은 창 사이로 보이는 천사의 날개, 미술관 외부 벤치에 놓여있는 구멍이 뚫린 책 등 미술관 건물과 공간을 주인공으로 하는 8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그동안 서현석의 작품들은 장소 특정적 퍼포먼스와 다큐멘터리 영화로 부분적으로 만날 수 있었으나, 이번 전시는 그의 대규모 신작들을 국공립미술관 처음으로 소개한다. 서현석은 근대성, 과거의 기억과 공간을 연결하면서, 장소 특정적 퍼포먼스,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연극성 건축의 의미, 근대성의 기원과 기능을 다루는 작품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헤테로토피아'(서울, 2010-2011), '영혼매춘'(서울, 2011) '매정하게도 가을바람' (2013) 등의 장소특정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잃어버린 항해(2012-) '하나의 꿈'(2014)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2018) 등의 영상작품을 만들었다. 전시 기간 동안 북서울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1, 풍동실, 다목적홀 등에서 지속적으로 서현석 연출의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한편 '타이틀 매치'전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대표 기획전시다. 2014년 한국미술 대표 원로 작가와 21세기 차세대 작가를 한자리에 초대하는 '강은엽 vs. 김지은'을 시작으로 '금누리 vs. 홍정표'(2015), '주재환 vs. 김동규'(2016), '김차섭 vs. 전소정'(2017)을 열었다. 2018년 5회째를 맞이하여 원로 작가와 신진 작가를 함께 초대해왔던 기존의 방식에서, 작가의 연령 기준과 무관하게 구성된 맥락 속에서 두 작가(팀)를 짝 지우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지난해에는 '이형구 vs. 오민'전을 펼쳤다. 2019 타이틀 매치:김홍석 vs 서현석 '미완의 폐허'전은 9월15일까지 이어진다. 관람은 무료.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