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상용화 100일②] 5G 기지국 LTE의 7%에 불과…"오지게 안 터지네"
아이폰뿐 아니라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 애플TV 등 애플 제품만 10여년 쓰던 B씨가 지난 2일 5세대 이동통신(5G)을 이용하기 위해 국내 출시된 5G폰 2개 중 하나인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를 개통한 첫날 한 전자기기 제품 후기 커뮤니티에 이같이 체험기를 올렸다. 오는 11일 5세대(5G) 이동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지 100일을 맞지만 여전히 이용자들의 반응은 만족보다는 불만족에 더 가깝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시대를 한국이 첫 테이프를 끊으며 선두에 나선 것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지만 아직 커버리지(인구 대비 서비스 가능 범위)가 턱없이 부족하다. 터지는 곳보다 안 터지는 곳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통신 3사가 속도 1등 공방을 벌여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또한 5G폰이 기존과 차원이 다른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해 '최신폰'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5G 시대에 '최초'를 넘어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커버리지망 구축, 5G 전용 콘텐츠 및 서비스 개발, B2B 사업 발굴, 제도 개선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동통신업계와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의 5G 기지국 수는 지난달 21일 기준 6만2641개로 LTE 기지국 87만8681개(지난해 12월 기준)의 7.1% 수준이다. 상용화 100일이 지났지만 터지는 곳보다 안터지는 곳이 더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LG유플러스를 필두로 통신 3사가 속도 1등 논쟁을 벌였다. 물론 5G라는 성장 모멘텀을 만난 시기에 더나은 서비스를 위한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현 시점에서 통신사들의 속도 자랑은 너무 이르다는 비판이다. 물론 커버리지에 영향을 미치는 기지국 수를 비교할 수는 있다. 지난달 21일 기준 KT의 기지국이 2만3193개로 가장 많고 이어 LG유플러스 2만2270개, SK텔레콤 1만7178개 등이다. 그러나 이 역시 각사의 5G 속도를 분석하기 위한 잣대로는 한계가 있다. 일단 기지국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각사 기지국 수 차이가 크지 않다. 또한 장비 성능, 최적화 기술, 5G와 LTE 전환 기술 등도 5G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현재 각 통신사가 5G 커버리지 맵에 표기한 5G+LTE 병합 최대 속도는 ▲SK텔레콤 2.7Gbps ▲KT 2.4Gbps ▲LG유플러스 2.1Gbps 등이다. 하지만 최대 속도가 이용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5G 속도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개별 통신사가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정하게 속도를 측정할 수 있겠지만 속도 비교를 위해서는 전체 사용자의 5%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해야 유효한 5G 품질 및 속도 검증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현재 5G 가입자 비중은 2% 안팎에 불과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011년 첫 상용화된 LTE가 7~8년이 지난 작년에 1Gbps 속도에 그것도 이론적으로 근접했다"며 "5G도 20Gbps 속도에 도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호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미래통신전파PM은 "LTE 때도 한국이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따내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5G 시대에는 이통사, 정부, 단말기 제조사, 통신기기 제조사 등이 모두 힘을 모아 그 선두를 잡는 어마어마한 일을 해냈다"면서도 "다른 나라에서 이미 구축된 것을 참고해 충분히 검증된 통신장비와 기술들을 적용했던 LTE 때와 달리 5G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더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전했다. 향후 5G 시대를 대한민국이 선도하기 위해서는 5G 전용 콘텐츠 및 서비스 개발, B2B 사업 발굴, 제도 개선 등에 대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용자가 5G 시대를 체감할만한 콘텐츠와 서비스가 현저히 부족하다"며 "단순히 속도가 빨라지는 데 그치지 않고 LTE 때와 확연히 다른 차별점을 만들어 내는 데도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지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5G 시대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라는 특징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등 B2B 영역으로 이통사의 서비스가 확장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며 정부의 5G 플러스(+) 전략 등을 기반으로 기업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