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코레스니코바 "아기엄마와 발레리나, 둘 다 하고 싶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발레 시어터세종문화회관 '백조의 호수' 무대
러시아 정상급 상트 페테르부르크 발레 시어터 간판 무용수로 기술력까지 갖췄다. 여기에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까지 더해졌다. 상당수 발레리나는 전성기를 유지하기 위해 '엄마가 되는 것'을 미룰 수밖에 없다. 아이를 낳은 뒤 찾아오는 신체적인 변화가 발레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레스니코바는 "오래 전부터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오랫동안 아이를 기다렸다. 엄마, 발레리나 역을 동시에 하고 싶었다"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다섯 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간의 이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발레 시어터 설립자이자 그녀의 남편인 콘스탄틴 타킨이 출산과 육아를 많이 이해해 줬다며 고마워했다. 타킨 대표는 시차 등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 목이 아픈 코레스니코바의 작은 목소리를 다시 구체적으로 만들어 전달해줬다. 코레스니코바는 "내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이미 잡힌 약속인만큼 최선을 다해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쉽지 않은 일이 가능한 이유는, 도인에 가까운 철저한 자기 관리 덕이다. 튀긴 음식은 절대 먹지 않고 기름, 설탕 등 몸에 해로운 것도 금지다. 야채, 생선 위주로 식단을 짠다. 며칠 동안 물만 먹으면서 몸매 조절에도 나선다. "정신적인 수양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자연스레 딸의 식습관에도 신경을 쓴다. "햄버거, 감자튀김 등 패스트푸드를 절대 주지 않는다"며 웃었다. 우리나이로 불혹에 코레스니코바가 정상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은 신체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력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매일 아침마다 훈련을 하고 있다. 리허설 때 기술 연습을 한다. '발전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러시아 말을 새긴다." 코레스니코바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발레 시어터가 8월28일부터 9월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백조의 호수'에 출연한다.
코레스니코바는 영국 로열 앨버트홀 등 세계적인 공연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선보였다. 특히 3막 '오딜 베리에이션'에서 그녀가 선보이는 뛰어난 테크닉은 러시아 안팎에서 호평 받았다. 열아홉살부터 출연했으니, 20년간 수차례 '백조의 호수'를 공연했다. 테크닉적인 것은 익숙하니 매번 '어떻게 더 아름답게 표현하나'에 관심을 기울인다. "역 안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신경을 쓴다"고 했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한국 발레스타 김기민(27)과 작년 영국 런던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기도 했다. "기민씨가 잘 도와줘서 소통이 잘 됐다. 무대 위에서뿐 아니라, 밖에서도 태도가 훌륭한 무용수더라"고 칭찬했다.
코레스니코바는 "세계적으로 걸작인 발레들을 공연하고 있고, 무대 장치와 의상도 우리가 만들고 있다. 우리 시어터에는 훌륭한 예술가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코레스니코바가 세계를 도는 이유는 발레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 빈민구호를 위한 국제NGO단체 '옥스팜'을 통해 난민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인류애도 한몫한다. 2016년 옥스팜을 통해 발칸 지역을 방문했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언론이 보도는 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도움이 모이지 않고 있다. 발칸 지역을 방문했을 때 비극적인 생활을 하는 난민 상황을 더 잘 알게 됐다. 발레리나로서 난민에게 도움을 줄 수는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들에게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금을 모으기 위해 발레 공연을 했다. 우리의 창작 발레 '그녀의 이름은 카르멘'이었다. 두 곳의 난민 캠프를 방문하면서 느낀 것을 녹여냈다." 발레는 그녀를 표현하는 수단이자,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통로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