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에 긴장감 높아지는 '반도체' '항공업'
증권가 "일본 수출 규제로 반도체·항공 악영향""항공, LCC 편당 승객 수 감소 시킬 가능성 ↑"
【서울=뉴시스】김제이 기자 =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가 국내 경제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자 증권가에서는 이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이 클 업종으로 반도체와 항공업종을 꼽았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주가 하락이 맞물리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차질, 한·일 무역갈등 확전, 한국 성장률 하락,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다양한 부정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 수출규제가 반도체·OLED의 전면적인 생산 차질로 이어질 우려가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 상황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특정 기업의 실적둔화 전망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기보단 앞으로 한·일 무역갈등이 어떻게 흘러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주식 선호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의 수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3가지 소재에 대해 수출 관련 제조 기술 이전을 포괄적 허가 대상에서 개별 심사 대상으로 바꾼다는 입장이다. 수출 품목 심사 실시 이후 현재까지 포토레지스트만 수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일본 정부가 해당 품목의 수출 중단을 장기화한다면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생산 차질은 물론 글로벌 IT 밸류체인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 업체들은 IT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독과점적 공급 구조를 확보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공급과잉 해소의 기회가 될 수 있으나 규제가 장기화되면 한국 IT 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2~3개월 물량의 소재 확보. 일본의 수출승인을 90일 내에 얻는다면 반도체 등 IT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수출승인을 얻지 못하거나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로 확대된다면 생산차질 및 수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생산 차질은 향후 부품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세트 업체의 원가 상승을 야기시키기 때문에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본의 이번 대한국 규제가 사실상 양국의 외교적 갈등이 경제적 문제로 번진 사례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제품 불매에서 일본 관광에 대한 수요까지 줄어들면서 항공업체들에게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한-일 노선은 한국 항공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노선이다. 지난해 출입국자 기준으로 한-일 간 여객이 전체 여객에서 가장 큰 비중(23.8%)을 차지하고 있는 걸로 조사됐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형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해당 노선에 더 많이 의존 중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올해 1분기 기준 일본노선 여객 매출 비중은 제주항공 26%, 진에어 24% 등으로 동남아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한-일 노선 수요가 부진할 경우 항공기를 대체 투입할 노선이 마땅하지 않다. 최근 일본 및 동남아 노선이 모두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이 늘어난 항공기를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저비용항공사들의 편당 승객수는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행 여행에 대한 피로도가 확대된 가운데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수출 규제로 일본행 여행 수요가 추가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