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으로 버텼지만…수출 부진에 日악재, 2.2% 성장도 위태
2분기 성장률 1.1%로 반등했지만…연간 2%대 성장 불투명수출, 투자 회복 기미 안보여…하반기 정부 재정여력도 빠듯한은 전망치 2.2% 달성하려면 3·4분기 0.8~0.9% 성장해야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2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로 반등했지만 연간 2.2% 성장조차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수출과 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정부의 재정지출이 오롯이 떠받친 것이라 사실상 경기가 살아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에서다. 만약 한국은행이 전망한대로 연간 2.2%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남은 3분기와 4분기에 0.8~0.9% 가량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경기 하강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악재까지 겹쳐 하반기에도 반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2%대 밑으로 성장률이 추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25일 한은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실질 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4~6월) 성장률은 1.1%를 기록했다. 1분기 0.4% 뒷걸음질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로 고꾸라졌다가 1%대로 올라선 것이다. 지난 2017년 3분기(1.5%)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지표만 보면 그럴싸 한데 실상은 정부 재정으로 겨우 버틴 성장이었다. 2분0기 성장률 1.1% 중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1.3%p였으나 민간의 기여도는 -0.2%p로 성장률을 오히려 깎아먹었다. 순수출도 -0.1%p로 지난해 4분기(-1.2%p)부터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문제는 정부 재정에 기댄 성장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상반기에 투입한 재정만 전체 사업예산의 65%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 4월 편성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은 국회에 발목 잡혀 언제 집행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2.2%는 정부의 추경 효과까지 반영한 것이다. 추경이 예정대로 집행되지 않을 경우 성장률 하향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힘빠진 수출과 민간 부문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의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3.6%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이어가게 된다. 투자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분기 민간의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등 총고정자본형성 기여도는 -0.5%p로 전분기(-0.2%p)보다 더 악화됐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같은 '악재'까지 남아있다. 일본의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과 수출을 비롯해 경제 전반이 타격을 입게 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일본의 수출 규제 상황이 악화되면 성장률이 더 내려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전망치에) 일본의 수출 규제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악화된다면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해외 투자은행들을 중심으로 '2%대 성장은 물 건너 갔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는 1.8%, ING 그룹은 1.4% 등을 제시하며 올해 한국 경제가 1%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전망치(2.4~2.5%)와는 차이가 크다. 만약 올해 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지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 된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교역조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수출은 말할 것도 없고 민간소비까지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추경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경기 부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으로 본다"며 "올해뿐 아니라 내년까지도 성장률을 좋게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