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제·러 침범·中 사드·美 방위비·北 미사일…韓 외교 고립무원
北 신형 잠수함 공개에 탄도 미사일 전격 발사중국 카디즈 진입, 러시아는 영공 침범까지日, 8월 화이트리스트 국가서 한국 제외 전망美, 방위비 인상에 호르무즈해협 참전 요구전문가 "文정부 북한에만 올인, 주변국 소홀""중러 행동 억제 위해 미 적극적 움직여야"
북미 회담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쏘아올리면서 한국의 외교·안보가 일촉즉발의 위기 형국이다. 북한은 지난 23일 신형 잠수함 공개에 이어 전날 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하며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의도적 도발을 감행했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 도발로 사면초가에 놓인 우리나라를 더욱 압박하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신형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시작된 한·일 갈등이 한·미·일 3각동맹 체제의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전선을 구축해 틈새를 엿보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흔들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상에서 합류해 연합훈련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는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한국 영공에 다른 나라 군용기가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독도 영공 침범을 부인하며 발뺌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일본은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는 우리 땅"이라며 황당한 항의를 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한일갈등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강대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반도체 등 핵심소재 관련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전략물자 관리 우방국인 화이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시행령) 개정을 위한 의견 수렴을 24일 마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다음달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요리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각의에서 '화이트 리스트' 법령 개정안이 가결될 경우, 21일 뒤에 발효될 예정이다. 일본이 화이트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면,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을 활용해 일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만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지 않고 있다. 미 정부는 한일갈등 한쪽에 기울어서 중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방한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한국과 일본이 대화를 통해 잘 풀어가는 것이 좋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호르무즈해협 참전 등 청구서만 내밀고 돌아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국 외교·안보 위기상황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변화하는 환경의 흐름보다 오로지 북한 문제에 올인했다. 주변 문제를 풀면서 북한 문제에 접근했어야하는데 주변국 외교를 소홀히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 "중·러의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요구해야 한다"면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기금 조성안 대안이나 해법을 가지고 미국과 일본을 설득해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우리의 정당성을 인정받는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