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연설문 전수분석]④집권 2년차 압도적 키워드는 '한반도'…남북미 관계 급물살
뉴시스 창사 18주년 기념 특집 빅데이터 분석2018년 文대통령 핵심 메시지는 '한반도 비핵화'이외 '남북' '정상회담' '평창' '북미' 중점 거론해단어 사이 연관성 보여주는 키워드 네트워크 맵'비핵화'가 '남북'보다 언급 적지만 의미 더 강해【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2018년도는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가 이뤄진 변곡점의 해였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대화 국면이 조성됐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았고,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이 마주 앉은 기적같은 상황이 잇따라 발생했다. 불과 두 달 전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던 때만 해도 예상치 못한 그림이었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담이 순식간에 진행됐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세기의 이벤트'에 가쁜 숨을 몰아 쉬어야 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남긴 연설과 발언 속에도 지금은 아득하기만 한 '찰나의 순간'들이 지문처럼 묻어있다. 2018년 한 해 동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대내외에 역설하느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뉴시스가 창사 18주년을 기념해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모든 연설문(2017년 5월10일~2019년 8월15일)을 전수 분석한 결과 2018년에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한반도였다. 각종 회의와 연설을 통해 총 653회 거론했다. 2년3개월의 임기를 통틀어 언급한 빈도(총 1435회)의 45%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취임 첫 해(354회)와 비교해 두 배에 가까웠다. 올해 8월 기준(428회)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많은 양이었다. 2018년을 한반도 평화의 전기이자 평화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겠다던 국민 앞에서의 다짐(2018년 신년 기자회견)은 이내 현실로 다가왔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신호탄으로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담이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 남북 정상은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판문점 공동선언', '평양 공동선언'을 남겼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키로 했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키로 한 것도 합의의 산물이었다. 남북 정상회담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북미 정상은 70년 적대 관계를 청산하기로 합의했다. ▲새로운 북미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美전쟁포로 송환 등을 골자로 한 '센토사 합의'를 남겼다. 이 과정을 지나며 남북의 간극을 지우고 하나로 통칭하는 '한반도'라는 단어를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남북(2위·504회) ▲정상회담(4위·452회) ▲북한(6위·385회) ▲비핵화(8위·300회) ▲평창동계올림픽(16회·242회) ▲합의(20위·225회) ▲북미(22위·222회) ▲대화(26위·209회) 등 연관 단어를 비중있게 거론했다. 주요 단어를 얼마나 함께 많이 언급했는지 여부를 한 눈에 나타내주는 키워드 네트워크 맵을 살펴보면 보다 의미를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단어는 다른 단어와 함께 쓰였을 때 의미를 갖게되는데, 이토록 단어와 단어 사이의 연결관계를 구조화해서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 키워드 네트워크 맵이다. 가령 '북한'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경우 '미사일'과 함께 언급할 때와 '평화'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할 때 각각의 경우는 정반대의 의미를 갖는다. 전자는 부정적 의미를, 후자는 긍정적 의미를 나타낸다. 이처럼 정확한 의미를 읽어내기 위해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을 사용한다. 네트워크 맵 상에서는 일반적으로 단순한 언급 빈도 수는 원의 크기로 나타내며, 함께 언급한 횟수는 단어 사이의 선 굵기로 나타낸다. 함께 많이 언급할 수록 선의 굵기는 굵어진다. 가령 가장 많이 언급한 '한반도'는 원의 크기가 크다. '북한', '비핵화', '미국'이라는 단어는 '한반도'의 크기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각각의 언급 빈도수가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비핵화-미국-북한은 서로 근접해 있고, 원의 크기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연관성이 매우 강한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남북'이라는 단어는 크기는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관성이 다소 강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정상회담'은 남북-정상-합의-성과-선언이라는 단어들과 각각 강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상회담과 함께 묶여있는 '북미'는 '남북'보다 원의 크기가 작은데, 이는 곧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보다는 남북 정상회담을 더욱 자주 함께 언급했다는 점을 나타낸다. 실제로 남북(504회)은 북미(222회)보다 두 배 이상 많이 사용됐다. 정상회담(452회)과 함께 쓰인 단어는 북미 보다 남북이 많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과 정상회담 사이의 연관성이 더 강하다는 것을 긴 설명 없이 네트워크 맵으로 확인 가능하다. 정리하면 문 대통령은 2018년 한 해 동안 '한반도'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비핵화와 함께 거론한 횟수가 가장 많았다는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문 대통령의 1년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기준으로는 비핵화(8위·300회)보다는 남북(2위·504회)이 앞서지만, 한반도라는 단어와 결합했을 때 의미 기준으로는 '한반도 비핵화'가 문 대통령이 전하고자 한 궁극적인 메시지였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