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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악화되면 '감자' 찾는 상장사…주가는 '휘청'

등록 2019-10-22 15:17:04   최종수정 2019-10-28 08: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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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감자 결정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46사

무상 감자 결정 기업 대부분…"재무구조 개선"

의혹 많은 시장일수록 감자 '악재'로 인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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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제이 기자 = 상장사들 사이에서 무상감자 바람이 일고 있다.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감자를 선택하는 상장사들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감자 후 변경 상장하는 기업은 제이테크놀로지, 코드네이처 등 두 곳이다. 두 곳을 포함해 올해 무상감자를 결정 또는 완료한 기업은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사 중 28사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기업들 대부분이 결손금 보전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내세웠다.

무상감자는 자본감소의 방안 중 하나로 통상 누적 결손금이 커지는 경우에 자본금 규모를 줄여 회계상 손실을 털어내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여러 주식을 합해 그보다 적은 수의 주식을 발행하는 주식병합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5대1의 무상감자를 시행한다면 해당 기업의 5주를 보유한 주주는 1주만 보유하게 된다. 다만 이로 인한 손실에 대해 주주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다. 반면 기업으로서는 주주에게 보상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자산 총액은 변함이 없다. 이때문에 보통 무상감자가 실시되면 주가하락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25대1의 감자를 결정한 퓨전데이타는 2사업연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앞서 지난 4월 퓨전데이타는 자본잠식률 50% 이상, 자기자본 10억원 미만의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퓨전데이타가 이번에 주주들의 손해가 극심한 96%에 달하는 대규모 감자를 실시키로 하자 시장에서는 올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률이 커지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예컨대 감자를 하지 않고 올 하반기 퓨전데이타가 100억원 이상 순손실을 기록할 경우 결손금이 늘어나면서 자본총계는 240억원 이하로 줄어든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다시 웃돌게 되는 것이다. 이는 상장폐지 대상이다.

이달 16일 공시를 통해 감자를 발표한 퓨전데이타는 2사업연도 연속 영업적자 및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적자 규모는 2017년 78억원, 2018년 93억원이며 순손실 규모는 각각 83억원, 132억원이다.

5대1 감자 후 변경상장하는 코스닥 상장사 제이테크놀로지는 영업손실 기준 3사업연도, 당기 순손실 기준 4사업연도 연속 적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기업이다. 순손실 규모는 2015년 32억원, 2016년 223억원, 2017년 201억원, 2018년 50억원을 기록했다. 2대1 감자를 진행한 코드네이처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기업이다.

이처럼 무상감자는 적자가 쌓인 기업들이 자본잠식률을 낮추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쓰인다. 기업 입장에서 소요되는 비용 없이 감자만으로 자본잠식 위기에서 탈출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감자가 큰 폭의 주가하락을 동반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물론 무상감자 후에는 한 주의 가치가 낮아지므로 주가가 떨어지는 게 정상적이지만 무상감자 이후 일반적으로 이어지는 유상증자 절차에서 기존 주주가치가 희석되면서 시장투자자 사이에서는 감자가 악재로 인식된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상감자 과정에서 선관주의 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의무) 위반, 배임 불공정 거래 등 의혹이 많은 시장은 무상감자 자체로 주가 하락측면이 굉장히 크다"면서 "선진 시장의 경우 무상감자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감자가 꼭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면 주주 민주주의에 따른 의사과정의 발현도가 비교적 높아 주가 하락 측면이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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