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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립 50주년④]'이병철, 이건희, 이젠 이재용으로...위기 때 과감한 투자 '공통점'

등록 2019-10-31 0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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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0년 '신화' 배경엔 위기마다 사운을 건 리더의 결단

이병철 '도쿄 선언', 이건희 '프랑크푸르트 선언' 새 도약 토대

부드러운 리더십 이재용 부회장도 위기 앞에 조부·부친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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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1997년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10주기 추모식에 유가족 대표로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지난 1969년 자본금 3억3000만원으로 출범할 당시 종업원 36명을 거느린 '구멍가게' 회사로 시작한 삼성전자는 50년이 지난 현재 시가총액 300조원, 브랜드 가치 611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신화'로 평가되는 삼성전자의 50년 성장 배경엔 고비마다 리더의 '사운을 건 결단'과 '변화에 대한 강력한 주문'이 있었다. 여기에 경영진의 실행력, 직원들의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 등이 융합된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도쿄 선언'으로 반도체 산업 진출 본격화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에 비해 아시아의 이름없는 삼류 전자회사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1983년 2월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도쿄 선언'이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지만, 도쿄 선언 전까지는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 이병철 회장은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국내외에서는 자본과 기술, 시장이 없다는 이른바 '3불가론'을 펼치며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흥공장 착공에 나섰고 통상 18개월 이상 걸리는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만에 지었고, 같은 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을 개발했다. 이병철 회장의 확신에 찬 결단이 없었다면 수십 년간 세계 반도체 왕좌를 지켰던 인텔의 아성까지 허물면서 반도체산업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금 모습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 프랑크푸르트 선언 '글로벌 도약' 토대

이병철 회장의 별세로 1987년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의 1993년 6월 7일의 프랑크푸르트 선언도 새로운 도약의 토대가 됐다.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경영진을 소집하고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며 강도 높은 '질(質) 중시 신(新) 경영' 혁신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글로벌 삼성’으로 만드는데 공을 세웠다.

1994년 삼성전자는 첫 아날로그 휴대전화를 내놓고, 외국 휴대전화가 주류를 이뤘던 국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D램 신화'에 이은 '애니콜 신화'가 탄생하게 됐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이후 소니와 파나소닉의 30년 '전자왕국'을 무너뜨렸고, 난공불락의 노키아 피처폰과 스마트폰 원조 애플도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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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뉴시스】 박영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9.10.10. [email protected]
◇부드러운 리더십 이재용 부회장, 위기 앞엔 결단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그룹 경영을 총괄해왔다. '회장' 타이틀을 달지는 않았지만 그룹의 총수 역할을 해왔다.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성장을 주도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TV 등 주력 사업에서 초격차 전략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5G, 전장,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신수종 사업 발굴을 확대하는 경영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조부 이병철 선대회장 시대 삼성이 '관리의 삼성', 부친 이건희 회장 대에선 '전략의 삼성'으로 통했다면, 이 부회장은 그동안 부드러운 리더십을 내걸고 '이재용식(式) 삼성'을 지향해왔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부와 부친처럼 위기 앞에서 결단과 확신에 찬 리더십을 보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국내 인수합병(M&A) 최대 금액인 9조 원을 투입하며 미국의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했다.이 부회장은 지난해 초 항소심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되며 경영복귀한 이후 대규모 투자 방안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그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1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진행한 관계사 사장단과의 회의에서 "지난해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한 차질 없는 투자를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에도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2030년까지 133조원의 투자와 1만5000명의 고용 창출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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