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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팔던 백화점 1층이 사라진다"

등록 2019-12-01 06:00:00   최종수정 2019-12-17 09: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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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생존 위해 층별 구성 변화

1층=화장품 공식 깨고 리빙·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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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롯데백화점 강남점 1~2층에 자리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살아남기 위해서 못 할 게 없다.' 최근 쇼핑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급격히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한 전통의 유통기업들은 위기를 맞고 있다.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명품 소비가 매년 늘고 있어 버티고 있지만 대형마트처럼 언제 벼랑 끝으로 몰릴지 모른다. 그러지 않으려면 소비자를 스마트폰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변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그래서 백화점들은 최근 매장 구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백화점 1층엔 화장품 매장이 있다'는 공식을 무너뜨렸다.

지난 15일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연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은 1층과 2층에 자리했다. 이 매장은 각종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 등을 판다. 흔히 '리빙'으로 불리는 부문이다. 보통 백화점에는 6~8층 정도에 있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이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깼다. 롯데백화점은 "중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1층에 테마형 전문관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1층을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니라 문화, F&B등 다양한 경험요소가 가미된 복합적인 쇼핑 공간으로 꾸미겠다"고도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5일 영등포점 B관을 리빙 전문관으로 새롭게 문 열었다. 영업면적 1500평 규모 건물 전체를 리빙관으로 꾸민 건 업계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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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리빙관. (사진=신세계)

이 같은 실험은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한 달 간 영등포점 리빙 부문 매출은 리뉴얼 이전과 비교해 세 배가 뛰었다. 온라인 쇼핑을 가장 많이 하는 20~30대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게 특징이다. 전체 매출 중 이들 매출 비중은 51%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p 늘었다. 이들이 리빙 전문관을 찾으면서 다른 부문 매출도 함께 늘었다. 화장품은 11.6%, 명품은 19.7%, 영캐주얼은 10.1%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리뉴얼 전 44%에서 49%까지 올랐다.

보통 지하에 있는 식음료 매장을 1층으로 끌어 올리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SPC그룹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그릴리아'와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 등이 있는 '더라운지'를 1층 정문 바로 옆에 만들었다. 더라운지 영업면적은 약 90평으로 1층 전체 13% 가량을 식당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런 실험은 천호점이 최초다. 식당 공감을 강조하기 위해 백화점 1층에는 '금기'와도 같았던 통유리도 설치했다. 반응은 좋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미아점에는 2층 후문 출입구에 100평 규모로 레스토랑과 카페를 넣는다.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유통기업이 경영진 세대교체를 하는 건 이런 실험들을 더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 위한 것"이라며 "백화점을 꼭 한 번 들를 만한 일종의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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