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1년]③"근본원인은 불감증…특례법 손봐야"
과실 교통사고 운전자 특례 완화 주장전과 양산 방지…"변화 걸림돌일 수도""원칙 처벌, 경미한 사고만 예외 둬야""특례 개정에 따른 손실 따져야" 반론
7일 뉴시스 취재 결과 교통안전 전문가 사이에서는 윤창호법 등 교통안전 관련 제도 도입과 더불어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운전자에 대한 특례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각각 지난해 11월29일과 12월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가법 개정안의 경우 지난해 12월18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올해 6월25일부터 시행됐다. 음주운전자 처벌 및 단속 기준 강화가 골자인 윤창호법은 우리 사회의 음주운전 관행을 상당 부분 개선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받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음주운전이나 어린이 교통사고 등 문제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그 원인을 '안전 불감증'에서 찾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과실 있는 교통사고 운전자들에 대한 보호 특례에 해당하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교특법)을 완화하거나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교특법은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운전자에 대한 특례 규정으로, 현행 법은 업무상 과실이나 중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상해 사건 등을 반의사불벌죄로 본다. 또 종합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한 교통사고 운전자에 대해 기소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신호위반·무면허 운전과 같은 12대 중과실이나 뺑소니 등은 특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당초 교특법은 교통사고로 인한 전과자 양산을 막고 사고처리를 신속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1982년 제정됐다. 그런데 이제는 교특법이 최근 교통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교특법이 교통사고 자체를 범죄가 아닌 해프닝 정도로 보게 되는,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작용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세상이 바뀌고 치사상죄나 스쿨존 사건 등이 나오고 있다. 결국 교특법이 없어지지 않는 한 외국 같은 교통 선진국이 되려면 특례의 예외가 되는 중과실이 계속 추가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통 사건 수사 경험이 있는 경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특례 규정이 법규를 준수해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를 만들고 있는 것일 수 있다"며 "다른 법에 대한 공론화도 좋지만 특례를 줄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특법으로 인해 교통사고 사건에 대한 처벌이 해외에 비해 경미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다른 상해 등 사건과의 형평에 맞지 않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배상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럽, 미국, 일본 등 교특법이 없는 나라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교통사고는 많은데 보험처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이 되면서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원칙적으로 형사처분을 하되 경미한 사고에만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교특법의 취지를 고려하면서 특례 폐지나 개정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적정 수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균형을 잡아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처벌하기 위해 특례법을 만든 것"이라며 "(폐지시) 감수해야 할 사회적 손실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