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신화 썼던 한국 여자농구, 다시 올림픽이다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 획득…12년만의 올림픽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오후 8시(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B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높이의 열세를 절감하며 60-100, 40점차 완패를 당했다. 전날 영국을 꺾어 1승2패로 최종예선을 마감한 한국은 이어 열린 경기에서 스페인이 영국을 79-69로 꺾은 덕에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4개국이 한 조에 속한 이번 최종예선은 풀리그를 통해 순위를 정한다. 최하위 팀을 제외한 세 팀에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중국이 3전 전승으로 1위, 스페인이 2승1패로 2위에 올랐다. 한국은 1승2패로 영국(3패)을 따돌리고 올림픽 본선에 턱걸이했다. 여자농구가 올림픽에 나서는 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여자농구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신화를 썼다. 센터 박찬숙(현 한국여자농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을 비롯해 김화순, 성정아 등이 활약해 중국, 캐나다, 호주를 따돌리고 시상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자리에 섰다. 결승에서 세계 최강 미국을 만나 55-85, 30점차로 완패했지만 첫 올림픽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안방에서 열린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출전국 8개국 중 7위에 만족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본선에 가지 못한 한국은 절치부심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 나섰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통감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 정은순, 유영주, 전주원, 정선민, 이종애 등이 주축으로 활약했던 2000년대 초반은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이후 가장 화려했던 시절로 기억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8강에 이름을 올렸다. 정선민을 중심으로 박정은, 변연하, 이미선, 하은주, 최윤아 등이 주축이었다. 시드니올림픽 이후 순조로운 세대교체의 결과물이었지만 이후 급격한 국제 경쟁력 약화가 찾아왔다. 베테랑들이 줄줄이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전반적인 기량 하락과 저변 축소가 맞물려 침체기를 맞았다. 아시아 전통의 강호 중국과 세계 정상급에 다가선 일본의 상승세는 한국 여자농구를 더 초라하게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아시아 지역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중국, 일본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춘 반면 한국은 아시안게임에 집중했다. 세계 무대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는 것보다 아시아 무대에서 메달을 따는 게 여자농구 부흥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판단이 주를 이뤘다. 12년 만에 어렵게 따낸 올림픽 본선 진출권이다. 쇠퇴한 여자농구에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 이문규호가 7월 도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