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연기]코로나19 발생부터 전격 연기 결정까지
중국 코로나19 발병 84일만에 올림픽 '전격 연기'아베 총리 '정상 개최' 고집하다 상황 악화되자 결국 '연기 수용'근대올림픽 124년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연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 밤 성명을 내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화 회담을 통해 2020 도쿄올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IOC에 도쿄올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것을 제안했고, 바흐 위원장은 이에 100% 동의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우한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 코로나19는 스포츠계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1월에는 주로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다른 국가로 퍼지면서 스포츠계가 입는 타격은 더욱 커졌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들이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되거나 각 국가의 입출국 금지·제한 조치로 선수들이 대회 참가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까지만해도 WHO는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IOC와 대회 조직위원회도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를 자신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속되면서 WHO는 결국 지난 11일 팬데믹을 선언했다. 팬데믹 선언 후 유럽축구 5대 리그로 꼽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이 모두 리그를 중단했다. 선수, 감독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프로 스포츠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즌이 진행 중이던 미국프로농구(NBA)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는 모두 시즌을 중단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도쿄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럼에도 IOC와 아베 총리,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예정대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IOC는 이달 초 도쿄올림픽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면서 "각국과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도쿄올림픽 준비를 계속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베 총리도 "예정대로 도쿄올림픽 개최 준비를 진행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기해야한다는 요구가 빗발치자 바흐 위원장은 이달 20일 "도쿄올림픽에 대한 다른 시나리오도 고려하고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아베 총리도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연기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4주 내에 결정을 내리겠다는 IOC의 발표에도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각 국가올림픽위원회와 선수들은 하루 빨리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바흐 IOC 위원장과 아베 총리는 24일 전화로 긴급 회담을 진행해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하계올림픽이 세계대전으로 취소된 적은 있지만, 연기가 된 것은 124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이 하계올림픽과 2년의 간격을 두기 위해 2년 만에 열린 적은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