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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또다시 위기①]9년만에 최대고비…산은 결정 주목

등록 2020-04-06 10:48:13   최종수정 2020-04-20 09: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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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쌍용자동차의 회생 방안 논의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0.0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쌍용자동차가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후 최대위기를 맞았다. 

마힌드라가 약속했던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거부하고 3년간 최대 400억원만 지원키로 결정하며 쌍용차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 마힌드라&마힌드라는 지난 3일(현지시간) 특별이사회를 열어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쌍용차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했고,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다. 하지만 상하이차는 기술 유출 논란 끝에 4년여만에 구조조정을 거쳐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상하이차 사태 후 쌍용차는 법정관리와 평택공장 유혈사태 등 큰 아픔을 겪었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후 쌍용차는 안정을 찾는 듯 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72.85%를 5500억원에 인수하고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원을 투자했다. 티볼리 흥행으로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쌍용차는 2016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쌍용차는 2016년 4분기 이후 12분기 연속적자를 냈다. 지난 3년간 누적 적자는 4114억원에 달한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일 한국을 찾아 3년 동안 5000억원을 투자해 쌍용차의 재무구조와 경쟁력을 회복하고 2022년에는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는 당시 이중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할테니 나머지 2700억원 가량은 우리 금융당국이 마련해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마힌드라의 이번 결정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인도의 경제침체 등이 자리잡고 있다.

마힌드라의 매출은 대부분 인도 자동차와 농기계 내수사업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인도 경제상황은 눈에 띄게 둔화해 지난해 4분기에는 4%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는 도화선이 됐다. 외신에 따르면 마힌드라의 지난달 인도 자동차 내수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전세계의 완성차업체들이 코로나19를 견디기 위한 실탄 확보와 긴축에 들어간 가운데 마힌드라 역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접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매각이나 한국시장 철수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철회가 한국 철수를 위한 첫 단계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힌드라의 지원이 없으면 쌍용차는 즉각적인 위기에 처하게 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쌍용차의 차입금은 2540억원에 이른다. 당장 7월에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금 900억원을 갚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쌍용차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200억원으로, 1년 종업원 급여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동성 위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쌍용차는 코로나19로 인한 유럽산 부품공급 부족으로 평택공장 순환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쌍용차는 정부의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 역시 결정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항공·중공업계에 긴급자금을 수혈하고 있는데다 산은이 2대주주였던 한국지엠과 달리 쌍용차에 대해서는 1900억원 규모의 채권을 가진 채권자일 뿐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지원을 약속한 석달 400억원은 한 달 고정비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결국 산은의 지원 여부에 쌍용차의 운명이 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역시 "앞으로도 그동안 이어온 상생의 노사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회사의 성장과 고용안정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제품 경쟁력 확보와 판매 증대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갈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사회적인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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