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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보험사기 증가하는 사연은

등록 2020-04-10 06:00:00   최종수정 2020-04-20 09: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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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보험사기 매년 증가…보험금 부풀리기 계속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처벌수위 강화 등 개정 필요

지난해 지급보험금 규모 커지자 적발금액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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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지난 2016년부터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시행된 데 이어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이 팔을 걷어붙이고 보험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음에도 보험사기 규모가 매해 커지자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는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8809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발인원은 9만2538명으로 전년 보다 16.9% 늘었다. 일 평균 24억원, 254명의 보험사기가 적발된 셈이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 따르면 손해를 부풀리거나 허위 진단서로 보험금을 수령하다 적발될 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시행과 당국의 보험사기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기가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연성 보험사기가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보험사기 유형별 적발금액을 살펴보면 허위·과다 사고가 전체의 73.2%를 차지했고, 자동차보험 피해과장은 6.1%로 집계됐다.

이는 연성사기가 전체 보험사기 적발금액의 80%에 육박한 것이다. 보험사기는 크게 경성 보험사기와 연성 보험사기로 구분되는데, 연성 보험사기는 보험금을 청구할 때 손실을 과장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사기를 말한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실장은 보험사기가 매년 늘어나는 원인과 관련해 "경제 상황의 영향을 받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연성 보험사기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등 일반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약간 부풀리는 등 보험사기가 동참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보험금을 청구할 때 손실을 약간 과장하는 등의 행위가 보험사기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성 보험사기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관계자도 "다수의 보험소비자가 범죄라는 인식 없이 피해를 과장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보험사기에 가담하고 있다"라며 "생계형 보험사기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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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가진 한계도 보험사기를 늘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정 당시, 계속된 개정을 통해 취약점을 보완키로 했었지만 아직까지 개정이 지지부진 했다"라며 "최근에는 손해사정사, 의료인, 보험설계사 등 보험업계 관계자들이 연루된 보험사기가 많아서 이들을 보다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개정사항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자 중 4.2%(3904명)는 보험설계사, 의료인, 자동차정비업자 등 관련 전문종사자다.

이처럼 보험업계 관계자의 가담으로 보험사기가 조직화 또는 전문화되면서 매년 적발금액이 커짐에 따라 관련 종사자가 보험사기를 벌일 경우 이들을 가중처벌하는 개정안이 지난해에도 발의됐지만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변 연구원도 이에 대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법 개정을 논의가 필요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급보험금 상승이 보험사기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이 있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관계자는 "지난해 지급보험금 자체가 늘어나면서 보험사기 규모도 커졌다"라며 "또 보험사기 적발 기법과 관련 유관기관 간의 상호 협조가 늘어남에 따라 적발금액과 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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