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한 시기인데"…검찰의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학계서 우려도
검찰, 4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이 부회장 측 檢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에 맞불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불법 경영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4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 학계 일각에선 검찰의 수사일정 강행이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에게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혐의,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2015년 합병할 당시,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하면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 가치가 크게 반영된 점 등을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학계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 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잇단 소환조사에 이어 구속영장 청구 등 수사 일정 강행이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보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파기환송심은 법률적 판단이 제대로 됐는지 검토하는 것이며 수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검찰이) 구태여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목적이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중한 시기인데 경영에 발이 묶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합병 의혹 수사는 지난 2018년 12월 분식회계 의혹 관련 압수수색부터 약 1년6개월간 이어졌다. 지난주에는 이 사건의 가장 윗선으로 의심받는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까지 진행됐고, 검찰은 이르면 내주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검찰은 지난달 26일과 29일 이 전 부회장을 소환해 약 17시간에 걸쳐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이 전 부회장은 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및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관련 의혹에 대해 "보고 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검찰이 1년8개월 간 수사를 하며 성과가 없자 기소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라며 "삼성은 또 곤욕을 치러야 해 걱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중한 상황에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틀 전 이 부회장 측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의미가 줄어들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검찰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검찰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심의 대상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의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또는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재청구 여부 등이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대검찰청 산하에 있지만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검찰 외부 인사들로 구성됐는데, 이 때문에 이 부회장 측의 소집 신청은 검찰이 아닌 외부인사들에게 삼성합병 관련 의혹을 평가받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와 별도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판단할 부의 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