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행동 전격 보류한 北, 동·서해 軍 통신선 복구할까
대남 확성기 철거에 이어 군 통신선 복구 주목남북관계 회복 긍정 신호…원상 회복 안 될 수도
북한은 지난 22일께부터 재설치해온 대남 확성기들을 24일 오전부터 도로 철거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망대 전방 북측지역을 포함해 남북 접경지역 곳곳에 설치된 20~30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거 작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주재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군사행동을 보류함으로써 그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실행해온 각종 대남 도발 조치가 철회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달 초부터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항의 담화들을 발표했다. 일련의 담화에 따라 북한은 지난 9일부터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 군의 동·서해 통신선, 노동당~청와대 직통전화(핫라인)선을 차단했다. 이어 16일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북한이 그간 실행한 조치들을 되돌린다면 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제외하고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 군의 동·서해 통신선, 노동당~청와대 직통전화(핫라인)선을 되살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군 통신선 복구 여부가 주목된다. 남북 군당국은 2018년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군 통신선을 복구해 광케이블을 통한 남북군사당국간 유선통화와 문서교환용 팩스를 통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소식을 주고받았다. 북한이 대북전단을 문제 삼으면서 군 통신선 통화에 응하지 않은 것은 지난 9일부터다. 군 통신선은 남북관계에 따라 끊기고 복구되기를 반복해왔다. 남북 간 군 통신선이 개설된 것은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이다. 남과 북은 2002년 9월17일 남북 군 상황실 간 통신선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2002년 9월24일 서해지구에, 2003년 12월5일 동해지구에 군 통신선이 구축됐다.
남과 북은 2018년 1월9일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군 통신선 복원에 합의했다. 이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복구됐다. 같은 해 6월14일 남북 군사당국은 제8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단절된 동해지구 군 통신선과 노후화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 복구하는 데 합의했다. 6월25일에 열린 남북통신실무접촉에서는 군 통신선 복구를 위한 구체적 조치 이행 방안 협의가 이뤄졌다. 남북 군당국은 2018년 7월16일에는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8월15일에는 동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 복구해 모든 기능을 정상화했다. 그간 동케이블을 이용한 육성 통화만 가능했는데 당시 완전 복구를 통해 동케이블과 광케이블을 이용한 유선통화, 팩스 송·수신이 가능해졌다. 군 통신선이 정상화된 후 국방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이산가족 상봉 행사, 남북 간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 등 남북 간 교류협력사업 시 통신선을 활용해 북측과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던 중 이달 초부터 북측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했고 그 결과로 군 통신선이 차단되기에 이르렀다. 군 통신선이 복구되면 이달부터 급격히 악화된 남북관계를 회복시키는 데 긍정적인 신호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최근 악화된 관계가 단기간에 원상 회복될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뉴시스에 "북한이 뒤늦게나마 초강경 정책에서 일보 후퇴한 것은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한국과 국제사회에 준 충격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한 간의 모든 통신선을 완전 차단하고 남한의 특사 파견까지 거부한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과연 앞으로 다시 개선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