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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행동 전격 보류한 北, 동·서해 軍 통신선 복구할까

등록 2020-06-24 14: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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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확성기 철거에 이어 군 통신선 복구 주목

남북관계 회복 긍정 신호…원상 회복 안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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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구. (뉴시스DB)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24일 대남 군사행동을 전격 보류하면서 그간 실행했던 조치들을 철회하는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이미 폭파돼 복구가 어렵지만 동·서해 군 통신선은 비교적 복구가 쉽다. 남북 군 당국간 통화 재개 여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22일께부터 재설치해온 대남 확성기들을 24일 오전부터 도로 철거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망대 전방 북측지역을 포함해 남북 접경지역 곳곳에 설치된 20~30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거 작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주재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군사행동을 보류함으로써 그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실행해온 각종 대남 도발 조치가 철회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달 초부터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항의 담화들을 발표했다. 일련의 담화에 따라 북한은 지난 9일부터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 군의 동·서해 통신선, 노동당~청와대 직통전화(핫라인)선을 차단했다. 이어 16일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북한이 그간 실행한 조치들을 되돌린다면 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제외하고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 군의 동·서해 통신선, 노동당~청와대 직통전화(핫라인)선을 되살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군 통신선 복구 여부가 주목된다. 남북 군당국은 2018년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군 통신선을 복구해 광케이블을 통한 남북군사당국간 유선통화와 문서교환용 팩스를 통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소식을 주고받았다. 북한이 대북전단을 문제 삼으면서 군 통신선 통화에 응하지 않은 것은 지난 9일부터다.

군 통신선은 남북관계에 따라 끊기고 복구되기를 반복해왔다.

남북 간 군 통신선이 개설된 것은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이다. 남과 북은 2002년 9월17일 남북 군 상황실 간 통신선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2002년 9월24일 서해지구에, 2003년 12월5일 동해지구에 군 통신선이 구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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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북한이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철거했던 대남확성기 방송 시설을 다시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23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풍군 일대 초소에서 북한군들이 초소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20.06.23. [email protected]
동해지구 군 통신선은 2010년 11월 산불로 소실됐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선언하자 북한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차단했다. 약 2년간 남북 간 군 통신선이 단절된 상태가 지속됐다.

남과 북은 2018년 1월9일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군 통신선 복원에 합의했다. 이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복구됐다.

같은 해 6월14일 남북 군사당국은 제8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단절된 동해지구 군 통신선과 노후화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 복구하는 데 합의했다. 6월25일에 열린 남북통신실무접촉에서는 군 통신선 복구를 위한 구체적 조치 이행 방안 협의가 이뤄졌다.

남북 군당국은 2018년 7월16일에는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8월15일에는 동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 복구해 모든 기능을 정상화했다. 그간 동케이블을 이용한 육성 통화만 가능했는데 당시 완전 복구를 통해 동케이블과 광케이블을 이용한 유선통화, 팩스 송·수신이 가능해졌다.

군 통신선이 정상화된 후 국방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이산가족 상봉 행사, 남북 간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 등 남북 간 교류협력사업 시 통신선을 활용해 북측과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던 중 이달 초부터 북측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했고 그 결과로 군 통신선이 차단되기에 이르렀다.

군 통신선이 복구되면 이달부터 급격히 악화된 남북관계를 회복시키는 데 긍정적인 신호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최근 악화된 관계가 단기간에 원상 회복될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뉴시스에 "북한이 뒤늦게나마 초강경 정책에서 일보 후퇴한 것은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한국과 국제사회에 준 충격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한 간의 모든 통신선을 완전 차단하고 남한의 특사 파견까지 거부한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과연 앞으로 다시 개선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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