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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②]부산까지 24시간…1994년 설 귀성길 추억

등록 2020-07-04 06:00:00   최종수정 2020-07-13 09: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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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이래 최대 공사 경부고속도道…'최초·최대·최장 기록' 수두룩

2년5개월 만에 완공·1호 추풍령 휴게소·버스전용차로제 첫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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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반세기가 지났다.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 건설 이후 눈부신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뤘고, 전국은 1일 생활권으로 놓이면서 국민들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근대화의 기폭제답게 경부고속도로는 수많은 최초, 최대, 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 최장 고속도로, 2년5개월 만에 완공 기록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대 토목공사였던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 2월1일 착공해 1970년 7월7일 준공됐다.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는 우리나라 건설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대사건'이었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428㎞ 고속도로는 단일 노선으로 동양 최장 고속도로 이었을 뿐 아니라 서울과 부산을 4시간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돼 서울과 부산을 일일 생활권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가졌다. 

특히 428㎞의 고속도로를 불과 2년5개월 만에 건설했다는 것도 놀라운 기록이었다. 다만 '돌격대식' 공사로 가능했던 최단기간 건설 기록인 만큼 공사 과정에서 77명이라는 숭고한 희생자를 낳기도 했다. 429억원의 공사비 역시 기록적인 것이었다. 세계 고속도로 건설 사상 유례없는 ㎞당 1억원을 기록해 한국인의 저력과 기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부산 24시간 이상 걸린 1994년 설 귀경길

설과 추석 명절은 민족대이동의 기간이다. 지금도 사정은 비슷하지만 촘촘한 고속도로망이 갖춰지기 전에는 10시간 이상 운전을 해서 고향에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 때문에 명절 귀향길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멀미와 씨름을 하고, 휴게소를 들어가지 못해 소변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특히 1994년 설 연휴는 많은 이들에게 특별했다. 2월9~11일 설 연휴를 앞두고 8일 밤부터 영·호남 지역에 내린 눈은 그러지 않아도 더디기만 한 귀성길을 최악으로 만들었다. 경부고속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 돼 버렸고 찻길과 뱃길이 끊긴 곳도 숱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람도 속출했다.

당시 서울에서 부산까지 귀성길에 대부분의 차량이 만 하루 이상 걸린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11일 귀경길도 최악의 상황이 빚어졌다. 연휴기간 영남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고속도로 모든 구간에서 차량들이 시속 10~20㎞의 거북이걸음을 해야 했다. 당시 한국도로공사는 11일 부산에서 서울까지 운행시간이 20시간이라고 집계했으나 24시간을 훨씬 넘게 걸린 귀경객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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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969년 부산~대구간 경부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한 시민들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폭설로 이동이 어려워지자 아예 귀경을 포기하고 설 연휴를 고향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한 12일 토요일(당시 주 6일제)에는 결근, 지각사태가 빚어져 학교, 정부기관, 금융기관, 기업체 등에서는 전화로 결근을 통보하거나 동료가 대신 휴가원을 내는 일도 벌어졌다. 당시 뉴스 헤드라인은 '만 하루 이상 걸린 귀성길' ,'고속버스와 연안여객선 운행 중단', '초중고 임시휴교령' 등이었다. 
 
◇고속도로 1호 휴게소 '추풍령'

대한민국 1호 고속도로 휴게소도 경부고속도로 위에 있다. 경부고속도로 개통 이후 처음으로 생긴 휴게소가 '추풍령 휴게소'다.

경부고속도로 개통(1970년 7월7일) 다음해인 1971년 1월1일 서울과 부산의 중간 지점(214㎞)인 경북 김천시 봉산면 광천리 추풍령에 휴게소(상·하행선)가 세워졌다. 고속도로 최초의 주유소도 추풍령 휴게소에 들어섰다. 그해 3월7일 추풍령 휴게소 상행선에 고속도로 최초로 주유소가 세워졌다. 또 다른 1호 기록이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추풍령 휴게소는 개설 당시에는 인근 주민들의 소풍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특히 이곳에 있던 동물원은 고속도로 명소였다. 1974년5월 처음 입주한 꽃사슴을 비롯해 원숭이, 너구리, 공작 등 200여 마리 동물이 살기도 했지만 휴게소 운영권이 민간으로 이전되면서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추풍령 휴게소에는 고속도로 최초의 숙박시설인 '운전사의 집'이 있기도 했다. 1974년12월 개설된 운전사의 집에는 경부고속도로를 오가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주로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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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9월 고속도로 첫 버스전용차로제 시행

정부는 1994년 9월 추석 연휴기간 처음으로 고속도로에 버스전용차선제를 도입했다. 처음 도입한 구간은 가장 교통량이 많은 경부고속도로 서울~대전 구간이었다.

정부는 연휴기간에 첫 시행한 후 대중교통 이용수요 확대, 교통혼잡 비용 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판단해 1995년부터는 명절 뿐 아니라 주말과 공휴일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제를 확대했다. 

또한 2008년부터는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가 평일(한남대교~오산 IC)로 확대됐다. 지금도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다만 영동고속도로의 경우 효용성 논란이 일면서 폐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은 9인승 이상 승용차 및 승합차다. 9인승 이상 12인승 이하 승용차 및 승합차는 6인 이상 탑승할 때에만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2007년 11월 경부선 갓길차제로 시행

한국도로공사는 2007년 11월 경부선 서울 방향에 갓길차로제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갓길차로제는 평소 비상도로로 활용되는 갓길을 주행 차로로 쓸 수 있도록 개방하는 기법이다. 갓길 차로는 항상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본선 통행 속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만 열리는 방식이다.

출퇴근 시간마다 차가 막히는 상습 정체구간에 갓길차로제를 도입해 수도권 일대의 극심한 교통 정체를 해소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국내 현실상 도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갓길차로제는 추가 투자 없이 차로 하나를 더 이용해 도로정체를 개선하는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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