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예산안]'국가 대전환 프로젝트' 한국판 뉴딜 원년 21.3조 쏟는다
2025년까지 160조 투자 계획, 첫해 민투 포함 32.6조 규모디지털 뉴딜 'D.N.A.' 생태계 강화 데이터댐 구축 7.9조 투자그린 뉴딜에 8조 투입, 경제기반 저탄소·친환경 전환 추진한국판 뉴딜 성공 뒷받침, 고용·사회안전망 강화 5.4조 반영안정적 수익 뉴딜펀드 조성 민간 참여 촉진…규제 개선 적극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가장 핵심 과제로 삼은 것은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추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내년 한 해 21조원 넘게 투입, 한국판 뉴딜의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021 예산안'에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한국판 뉴딜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21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19로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체질을 바꾸기 위한 국가 대규모 프로젝트다. 2025년까지 국비 114조1000억원을 포함해 16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차 추가경정예산에 4조8000억원을 반영해 즉시 추진 가능한 사업에 우선 착수했지만 사실상 내년이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서막을 여는 첫해인 셈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안 브리핑에서 "내년은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인 한국판 뉴딜을 본격화하는 원년"이라며 "한국판 뉴딜이 경기 회복은 물론, 한국 경제 패러다임 전환까지 이끌 핵심 정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한국판 뉴딜의 3대 축인 디지털 뉴딜 7조9000억원, 그린뉴딜 8조원, 안전망 강화 5조4000억원 등 국비 21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여기에 지방비와 민간 투자를 더하면 첫해 32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신규 일자리 36만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판 뉴딜의 첫 번째 축인 디지털 뉴딜 예산의 상당부분은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 이른바 'D.N.A.' 생태계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AI 학습용 데이터 150종을 생산하고, 의료·교통정보 등 민간수요가 높은 4만4000개 공공데이터를 개방하는 등 데이터 수집부터 가공, 활용을 위한 '데이터 댐' 구축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전자소송과 국가보조금·연금 맞춤형 안내 등 57개 비대면 공공정보시스템 구축과 10개 기관 5G 국가망 시범구축, 행정기관 클라우드 단계적 전환 등 지능형 정부 사업에 8000억원을 반영했다. 토종 AI의사인 '닥터앤서' 강화 등 AI정밀검진 기반도 마련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교육·보건의료 등 비대면산업 육성에도 5000억원을 투자한다. 전방 도로 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지능형 교통체계를 전국 국도 50%에 확대 구축하고, 하천수위를 자동 측정하고 수문을 원격 제어하는 시스템을 국가하천 57% 구간에 설치하는 등 도로, 철도, 하천, 공항 등 핵심기반시설 디지털화에 1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두 번째 축으로 경제기반을 저탄소·친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한 그린뉴딜에는 8조원을 투자한다. 노후 공공건축물 1085동, 공공임대주택 8만2000호의 단열재를 교체하는 등 공공건축물 제로 에너지화를 추진한다. 녹색 생태계 복원과 스마트 물 관리 체계 구축 등 도시·공간·생활 인프라의 녹색전환을 꾀한다. 아파트 225만호에 스마트 전력량계를 보급하고 노후 건물 1200동에 대한 에너지 빅데이터 구축 등을 구축하는 '지능형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한다.
전기·수소차 보급을 8만6000대에서 11만6000대로 확대하고, 20분 만에 100% 충전이 가능한 초고속 급속 충전기를 신규 도입 등 그린모빌리티 대중화를 앞당긴다. 또 7개 스마트산단에 ICT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저탄소·녹색산단으로 조성한다. 친환경 그린에너지 보급을 위해 3GW급 대규모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설 최적의 입지를 발굴하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보조·보증·융자를 확대한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고용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하에 고용·사회 안전망 확충과 인적 투자에도 예산을 아끼지 않는다. 예술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의 고용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저소득 구직자나 청년 실업자, 경력단절 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의 생계와 취업 지원을 위한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신설한다. 부양가족 유무와 상관없이 본인 조건만 충족되면 생계급여를 받을 수도록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다. 한국판 뉴딜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디지털·그린 인재를 양성하고, 직업훈련체계도 미래 신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개편한다.
정부는 민간의 풍부한 유동성이 한국판 뉴딜의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는 유인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뉴딜펀드를 조성하고, 규제 개선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 사업에 민간이 투자할 경우 높은 수익률과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으로, 정부는 한국판 뉴딜 사업 재원 중 10%가량을 민간 공모 방식으로 조달하는 국민참여형 펀드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한국형 펀드에 대해 "9월 초쯤 재정투자 규모와 뉴딜펀드의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될 예정이며, 세제지원 등의 내용이 공개되면 민간에서도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는 데 있어 민간 참여를 망설이게 하는 걸림돌인 기존 제도와 규제에 대해서도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국회, 경제계가 참여하는 '한국판 뉴딜 법·제도 개혁 TF'를 통해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제거하고 입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