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안 썼는데 카드사 수익은 올랐네...왜
상반기 순이익 1조1181억원...전년比 18.9%↑부가서비스 혜택 줄면서 마케팅 비용 출혈↓카드론 등 카드대출 늘면서 수익 개선 효과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국내 카드사들의 상반기 수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외부 활동 자제가 카드 이용액 감소로 이어져 카드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부가서비스(혜택) 비용 감소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 이용자 증가, 대손충당금 감소 등이 카드사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1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405억원)과 비교해 18.9% 증가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업황이 어려운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져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20% 가까이 성장한 당기순이익 성적표를 받았다. 오히려 코로나19가 카드사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준 셈이다. 우선, 카드 사용이 줄면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혜택이 줄어 마케팅 비용 출혈을 최소화했다. 주요 카드사들은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 절감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마케팅 비용 줄이기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마케팅 비용이 자연스럽게 줄었다. 예컨대 카드를 사용하면 항공사 마일리지나 호텔 할인, 놀이공원 할인 등이 적용되는데 이러한 혜택이 제공되지 않은 것이다. 사실상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업무제휴수수료도 줄었다. 업무제휴수수료는 카드 결제 승인과 중계를 담당하는 VAN(부가통신업자) 사업자에게 주는 수수료와 비자와 마스터카드와 같이 국제 카드사에 주는 수수료 비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대폭 감소하면서 업무제휴수수료 비용이 감소했다. 아울러 카드론 등 카드대출이 늘면서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 코로나19로 불황이 지속되면서 자금 사정이 어려운 고객들을 중심으로 카드대출 이용액이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반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합한 카드대출 이용액은 53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특히, 장기대출인 카드론이 지난해보다 10.5% 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 감소도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대손충당금은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것에 대비해 미리 충당금을 쌓아서 비용으로 처리한 것을 뜻한다. 경기가 어려워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경우에 카드사는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는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정부가 대출만기 연장이나 이자 유예 조치 등 금융지원에 나서면서 연체 채권이 늘지 않았다. 건전성 관리의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다. 이에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도 낮아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익 개선은 카드사들의 비용절감의 노력과 함께 할부금융이나 신사업들로 인해 생기는 수익도 이번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지난 2018년과 2019년 실적 악화에 따른 기조효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