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30]④트럼프-바이든 경제 공약은?…세금·기후대책 모두 정반대
트럼프 현상 유지 vs 바이든 증세·탄소배출 절감바이든, 미중 무역전쟁 "무모하다" 비판하지만당선해도 대중 관세 일부는 유지 전망도
◇바이든, 동맹국 협력 중시…대중 관세 전면 철폐는 안 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중서부 팜벨트(Farm Belt·농업지대)와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를 주요 지지 기반으로 한다. 2016년 대선 때부터 이 지역을 겨냥해 해외 공장의 자국 복귀(리쇼어링)와 일자리 귀환을 주장해왔다. 2018년 6월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본격화한 미중 무역전쟁도 같은 맥락에 있다. 제조업 재건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중국을 상대로 공세를 펼쳐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3700억달러어치 중국산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관세뿐 아니라 기업 제한 목록(블랙리스트), 사용금지 행정명령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기업 제재도 가했다.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를 비롯해 최근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위챗 모기업 텐센트도 견제 대상이 됐다. 모든 문제 지렛대를 관세로 삼으며 '관세맨'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자유무역주의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지난 2000년 국제 정책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 후보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한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편에 섰다. 중국과의 신 냉전을 연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는 비현실적이라는 게 바이든 후보의 입장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를 "무모하다", "무분별하다" 등의 표현으로 우려해왔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서 기존 관세가 단번에 사라지지는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중국에 대한 경계를 완전히 느슨히 하기는 어려워서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 외 모든 나라와 대결하기 보다는 동맹국과 함께 반중 전선을 굳히자는 입장이다. 그는 8월 "우리는 세계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있지만 모든 동맹국들의 눈에 손가락을 찔러넣었다"며 다른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에 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을 자폭(self-destructive)으로 평가하면서도 관세 철폐를 공약으로 명시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 노동자 보호 차원에서 관세 일부는 유지하도록 바이든 후보에게 압력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끈한 감세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2017년 감세 및 고용법(Tax Cuts and Jobs Act)을 통해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0%에서 21.0%로 내렸다. 개인 소득세 최고 세율은 39.6%에서 37.0%로 하향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하면 '감세 2.0'을 통해 2025년 만료하는 개인소득 감세안을 2035년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나는 열심히 일하는 엄마아빠를 위해 세금을 더 내리겠다. 세금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실질적인 감세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은 감세 정책이 임금과 일자리 증가 효과를 내기보다는 자사주매입(바이백) 활성화로 이어졌다고 비판해왔다. 법 시행 첫해인 2018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바이백 규모는 8060억달러(약 947조원)로 2007년에 세워진 최고 기록 대비 2000억달러 많았다. 인하된 법인세가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고 월가로 갔다는 의미다. 바이든 후보의 세제 정책은 부유한 미국 납세자와 대기업을 겨냥한 증세가 핵심이다. 법인세율은 최고 28%로 설정했다. 최고 소득세율은 현행 37.0%에서 39.6%로 상승한다. 연간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 이상을 버는 사람이 대상이다. 다만 세금 공약 현실화는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해야 가능하다.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으로 취임할 경우 향후 10년간 부유층과 기업의 세금을 중심으로 3조2000억달러 세금을 거둬 사회 인프라, 교육 및 의료에 투입할 계획이다.
환경 문제를 둘러싼 두 후보의 시각은 정반대다. 바이든 후보 당선 시 기업들은 탄소배출 절감 등 기후변화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자체를 '날조된 것(hoax)'으로 치부한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1위인 중국이 2060년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2위인 미국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통보했다. 이 협약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도 딴지를 걸었다. 캘리포니아는 배기가스 배출과 관련해 연방 기준보다 엄격한 기준을 독자 적용할 수 있었다.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에서 캘리포니아의 이런 권한을 인정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이 같은 캘리포니아의 권한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이를 철회하라는 소송을 냈다. 바이든 후보는 4년 동안 2조달러를 투입해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교통, 전기, 건축 분야에서 청정에너지 사용을 확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바이든 캠프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약집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미국이 늦어도 2050년까지는 100% 청정에너지 경제와 탄소 순배출량 제로(Net Zero·넷제로)를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