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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되겠냐고들 했지만, 가능성 보이더라구요" 배달앱·공유킥보드에 뛰어든 문지형 이사

등록 2020-10-15 06:05:00   최종수정 2020-10-26 09: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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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 CCO "배달시장 매년 성장…2% 수수료로 수익 가능"

"공유킥보드,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공유사업 중 유일하게 성장"

5년 전엔 숙박O2O 가능성 보고 대기업 관두고 스타트업 들어가

신생기업이었던 '여기어때' 성장시킨 주역 중 한명으로

공유킥보드·배달앱 시장 가능성에 다시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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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달앱 '띵동'의 운영사 허니비즈의 문지형(41) 커뮤니케이션 이사가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허니비즈  본사 1층 띵동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허니비즈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되겠어?'하고 반신반의하거나 곱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길게는 3년, 짧게는 1년 안에 평가가 나올 거라 봅니다. 2%의 배달앱 수수료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문지형(41) 커뮤니케이션 이사는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소재한 피유엠피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배달 시장 규모가 매년 성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지형 이사는 공유킥보드 '씽씽'의 운영사 피유엠피와 배달앱 '띵동'의 운영사 허니비즈까지 두 곳의 회사에서 CCO(최고홍보책임자)를 맡고 있다.

문 이사는 현재 배달앱 시장을 '배달의 민족'(배민)과 '요기요'가 거의 장악하고 있는데다 쿠팡, 위메프까지 뛰어든 상황이지만, 규모가 작은 배달앱도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 이유로는 매년 배달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 음식 시장은 2017년 15조원에서 2018년 2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하면 올해는 특히 더 큰 폭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문 이사는 "다들 2%의 배달앱 수수료로 수익이 나냐고 묻는데,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달 음식시장 거래액 20조 중 2%면 4000억인데, 우리는 5%의 시장 점유율을 생각하고 있다. 200억 매출이라면 배달을 연결해주는 것으로도 수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유킥보드에 대해서도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공유 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문 이사는 "공유킥보드는 (안전 문제로) 안 좋은 평가도 있지만, 이용자들에게 큰 이동 혁신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고, 지방에서 교통의 사각지대도 해결하고 있다"며 "코로나 상황 속에서 공유 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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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공유킥보드 '씽씽' 운영사 피유엠피의 문지형(41) 커뮤니케이션 이사가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소재한 피유엠피 사무실에서 미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피유엠피 제공)
문씨는 5년 전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여기어때'에 들어갔을 때에도 이처럼 시장 트렌드를 읽고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는 신생 기업이었던 '여기어때'를 큰 회사로 성장시킨 주역 중 한명이기도 하다. '여기어때'는 현재 매출액이 1000억원이 넘으며 숙박 O2O 업계 1·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문씨가 영입됐던 2015년말 당시만 하더라도 매출이 거의 없고 직원은 60~70명에 불과한 존재감 없는 회사였다. 게다가 '여기어때'가 숙박 O2O 사업을 본격 시작한 시장에는 이미 10여 년 넘게 사업을 해온 '야놀자'를 중심으로 한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숙박 O2O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판단한 그는 당시 잘 다니고 있던 KT에 사표를 내고 '여기어때' CCO로 합류했다. 문지형 이사는 "2015년 12월에 사표를 냈는데 처음에는 모텔앱이라고 해서 주변 지인들에게 이직을 말하진 못했다"면서 "그러나 나중엔 직원이 60~70명에서 500명으로 늘어났고, 매출이 1000억원이 넘는 회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의 능력을 알아본 스타트업 대표가 올해 4월 문씨를 찾아왔다. '띵동'과 '씽씽' 운영업체 대표인 윤문진씨는 회사를 떠나 잠시 쉬고 있던 문씨를 직접 찾아와 같이 일을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문씨는 앞으로 공유킥보드와 배달앱 시장이 끓어오르겠다 해서 관심을 가졌고, 그 가능성을 보고 다시 새로운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스타트업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문씨는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실현해가고 있다.

먼저 공유킥보드 업계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사용자 안전과 주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는 물론 서울시 및 자치구, 국토교통부 등 관계자들을 만나는 일부터 '킥라니'(전동킥보드+고라니)라는 오명을 듣는 전동킥보드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일까지 '커뮤니케이터'로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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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공유킥보드 '씽씽' 운영사 피유엠피의 문지형(41) 커뮤니케이션 이사가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소재한 피유엠피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피유엠피 제공)
문 이사는 "공유킥보드는 국내 도입된 지 2년 반 정도 됐다.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이용 안하는 사람은 많다"며 "도로의 공해, 장애물 등 편견으로 보고 있다. 이를 수용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선도업체들이 나서줘야 후발 업체들이 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향후 공유킥보드가 초(超) 단거리를 이동하는데 많이 이용하게 될 것이다. 대중 교통의 문제를 해소하는 수단이다. 안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타는 사람은 없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한편 배달앱 '띵동'은 배민 가맹점이 전국에 10만개, 서울 3~4만개 있는 상황에서 배달 주문 가능식당을 서울에만 1만5000개로 늘렸다. 또 지난달엔 서울시 공공 배달앱 '제로배달 유니온'으로 선정됐다.

문 이사는 "업주들이 배민이나 쿠팡이츠에 지불할 광고비가 한달에 거의 100만원"이라며 "또 앱에서 꽂아주지 않는 식당은 밀려난다. 맛과 서비스로 승부하는게 아니라 플랫폼에 끌려다니는 식당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소비자에게 결국 비용을 전가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업주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데 2%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사업을 할 수 있다. ('띵동'을 통해) 소상공인들에게 숨쉴 구멍을 준다면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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