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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18주 만에 하락 전환…집값 조정 신호탄인가

등록 2020-10-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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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매수자 '관망세' 뚜렷…거래량 '급감'

집값 하락 속단 일러…매물 잠김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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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시내의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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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좀처럼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던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18주 만에 하락 전환하면서 서울지역의 집값이 조정 국면으로 진입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집값 급등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 지역 주택시장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지역 집값 오름세가 주춤하고,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를 1~3억원가량 낮춘 급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집값 하락기에도 다른 지역보다 가장 늦게 집값이 떨어지는 강남지역에서 급매물이 연이어 나오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집값 상승에 영향을 끼치는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집값이 8주 연속 0.01%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구 집값은 18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1% 상승했다. 서울 집값은 최근 8주 연속 0.01%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區)별로 강남구는 일부 재건축 위주로 매수세가 감소해 집값이 0.01% 떨어졌다. 지난 6월 둘째 주 이후 18주 만의 하락 전환이다. 서초구(0.00%)는 보합을 기록했고, 송파구(0.01%)는 위례신도시 소형 위주로 상승했다. 노원구(0.02%)는 월계동 재건축, 중구(0.02%)는 역세권, 중랑구(0.01%)는 상봉·신내동 위주로 각각 상승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정부 안정화 대책과 코로나발(發) 경기 위축 우려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저가·소형 위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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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세제 강화 등 연 이은 정부 정책과 보유세 부담 등으로 관망세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남구 아파트값이 가장 먼저 하락 전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정부는 그간 쏟아낸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집값이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투기수요 근절을 위한 법·제도가 구축되고 8·4 공급대책 등 전례 없던 종합 정책 패키지를 마련한 지 한 달여가 지나면서 시장 안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매매시장의 경우 서울 아파트는 7월 첫째 주 0.11%에서 8월 넷째 주 0.01%로 상승세가 사실상 멈춘 모습"이라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8월 둘째 주부터 3주 연속 0.0%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멈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급매물 거래를 예로 들며 집값이 하락으로 전환되는 신호라고 해석하지만, 일부 거래만으로 주택시장 전체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실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8주 연속 0.01%의 상승률을 유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8만5272건으로 7월(14만1419건)보다 39.7% 감소했다. 서울은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다.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880건으로, 7월(1만6002건)보다 57%나 감소했다. 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지난 15일 기준) 신고 된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206건에 불과하다.

일선 현장에서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거래절벽'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집을 팔거나 사려는 사람들이 일단 주택시장 상황을 관망하며 '눈치 보기'에 들어간 데 따른 것이다. 집값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과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 등으로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떨어지면서 관망세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전반적으로 주택 거래가 급감했지만, 아직까지 매물이 쌓이지 않고 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에서는 강남구의 집값 하락 전환만으로 서울 전체 집값 하락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 강남지역을 겨냥한 정부의 잇단 규제 대책과 단기간 집값 급등으로 인한 피로도에 따른 일부 급매물 거래만으로 향후 집값을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일시적 조정'으로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잠시 주춤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상승하고, 추가 대책을 발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현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6·17, 7·10, 8·4 대책 등 총 23번의 대책을 쏟아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문가들은 '매물 잠김'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향후 집값은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정상적인 실수요자까지 거래 나서지 않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집값 불확실성과 공급 축소에 따른 집값 불안 요소도 여전한 가운데 매도자가 버티기에 들어가면 집값 하락시기가 늦춰지거나 하락폭이 줄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매물 잠김 현상이 해소되고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져야 정책 효과를 검증하고, 향후 집값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며 "집값 추세 전환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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