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생존기…'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의 김호연 작가는 자신을 '생계형 작가'로 표현한다. 지난 20년 동안 작가 지망생, 시나리오 작가, 만화 스토리 작가, 공모전 헌터 등 안 해본 것 없이 이어왔다는 것이 이유이다. 김 작가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 글쓰기였다가 현재는 오직 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희망했다가 그것으로 생계를 해결하는 업(業)을 이루기까지 해야 했던 각종 상황을 '발버둥'이라 표하기도 한다. 그는 자신이 발버둥 쳐 왔던 사연들을 기록해 책으로 펴냈다.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내게 한국 문학은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고 계속 타이르고 있었다. 이런 생각 차이 때문이었던지 이후 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좀 더 핫한 방식으로 다루는 영화에 빠졌고,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저자는 '망원동 브라더스' 외에 장편소설 '연적', '고스트라이터즈', '파우스터' 등을 썼다. 영화 '이중간첩', '태양을 쏴라'의 시나리오와 '남한산성'의 기획에도 참여했다. 중견 작가로 불릴 정도의 이력이지만 그는 끊임없이 쓴다고 밝힌다. 수없이 거절당하고, 실패하면서도 계속 쓰는 이유는 '실패는 작가란 직업의 본질'이란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한다.나아가 '근원적인 허기'를 채우기 위해 쓰기를 멈추지 않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겪은 계약에 대한 문제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한다. 아이돌 지망생과 연예기획사에 빗대어.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수락을 하긴 했는데 계약을 미루거나 돈을 주지 않으면 주저하지 말고 작품을 회수하고 함께 일하지 마라. 계약과 입금 없이 당신의 시나리오를 개발하자고 하는 회사나 제작자는 아이돌 지망생에게 연습생으로 받아 줄 테니 돈을 내라고 하는 연예기획사와 다를 바 없다. 명심하라. 한때 유명 작품에 참여했다는 프로듀서나 감독이 당신의 시나리오를 잘 읽었다면서 여러 이유와 옵션을 들이대고 일단 쓰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절대 계약서 없이 쓰지 마라." 책은 이 시대 작가들이 마주했던, 그리고 마주한 척박한 환경을 되짚어본다. 선인세 100만원으로 책 한 권을 써야 한다거나 시나리오를 쓰고 돈을 받으면 다행이라는 점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못 받은 시나리오 잔금이 외제차를 살 수 있을 정도에 다다른다는 이야기들이 돋보인다. 생존기이지만 무겁거나 어렵지 않다. 그저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일생을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작가로서의 삶과 환경은 물론 소설책 한 권이 나오는, 영화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등의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다.이야기 곳곳에는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글쓰기 비법과 공모전 합격 노하우 등의 정보들도 담겼다. 284쪽, 행성B, 1만5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