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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가 진단한 한국사회...'미아로 산다는 것'

등록 2020-12-04 14:44:57   최종수정 2020-12-14 10: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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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미아로 산다는 것 (사진=한겨레출판사 제공) 2020.12.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한국은 대다수 구성원이 집 없이 미아로 살아가는 사회다. 사회 구성원의 47%가 자기만의 집 없이 떠돌아야 하고, 대다수 청년이 자기만의 자리를 찾을 여유 없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소련에서 태어나고, 러시아에서 자라, 한국에서 공부하고, 노르웨이에서 가르치는 한국인 박노자는 스스로 집을 떠난 사람이 되어 2020년 한국을 다시 사유한다.

이 책에서 자신의 자리를 되돌아본다. 그는 러시아에서 태어났고, 한국에 귀화해 한국인이 됐지만 노르웨이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저자는 자신이 왜 탈러시아와 탈남(脫南)을 선택했는지 돌아보며, 자신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담담히 서술한다.

이 책은 또한 우리 사회의 가장 내밀한 곳, 즉 가족 질서의 실상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보기에 한국은 "산업화된 국가 가운데 가장 반여성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나라,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의 63%에 불과하고 여성에게는 그야말로 지옥이 되어버린" 사회다.

저자는 한국의 "성난 남성들”에게 왜 “강자에게 얻어맞고 약자를 때리는지"를 묻는다.

 그는 우리 사회를 '급의 사회'로 규정한다. 우리 사회에서 소득 상위 1%는 가구당 평균 6.5채를 소유하고 상위 10%는 전체 부동산의 절반을 소유하지만, 47%는 집 없이 월세와 전세를 전전한다. 한 사람이 국내총생산 19%를 차지하는 대형 기업을 세습하고, 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세습하고, 부동산을 세습한다.

저자는 자본주의 사회의 미아가 된 구성원들이 연대가 아닌 혐오로 고립을 벗어나려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이에 저자는 우리에게 인간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안전한 집을 짓자고 제안한다. 252쪽, 한겨레출판사, 1만5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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