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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암호화폐와 CBDC, 어떻게 다르죠

등록 2021-06-07 05:00:00   최종수정 2021-06-15 08: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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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시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열기가 매우 뜨겁습니다.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자산이라는 점에서 한국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비슷해 보입니다. 물론 CBDC와 암호화폐는 전자적 형태로 발행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CBDC와 암호화폐는 유사해 보이지만 차이가 큽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화폐로서의 기능과 가치가 있느냐 입니다. CBDC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법정화폐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1만원권과 같은 법정통화의 디지털 형태라고 생각하면 더 쉽습니다. 독점적 발권력을 가지고 있고 강제통용력이 보장될 수 있습니다. 강제통용력이란 화폐의 교환성을 법적으로 보증하는 것을 뜻합니다. 실물 화폐처럼 가치 변동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하는 암호화폐와는 다릅니다. 발행방식은 정보의 보관과 관리를 중앙은행이 하는 '단일원장방식'과 다수의 거래 참가자가 거래기록을 관리하는 '분산원장방식' 모두 활용 가능합니다.
  
반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민간에서 발행합니다. 연산 작업만 거치면 누구나 일정량을 채굴, 발행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는 높은 가격 변동성 등으로 화폐로서 기능을 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기존화폐나 자산과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가치 변동성도 매우 큽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에 분산원장 개념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마약 거래나 비자금 조성을 위한 돈세탁, 탈세 수단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각국 중앙은행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화폐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이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에는 제약이 아주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암호화폐는 정말로 투기 수단"이라며 "실제 결제 수단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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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26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은 4천7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1.05.26. [email protected]

CBDC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선전, 쑤저우,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CBDC를 시범운영중입니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CBDC를 도입하겠다고 나선 곳은 없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중앙은행들도 관련 연구와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등 CBDC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은도 CBDC 발행 필요성은 낮지만 대내외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CBDC 모의실험'에 착수했습니다. 당장 CBDC를 도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화폐로 물건을 결제하고, 송금하는 등 가상 환경에서 CBDC 기능이 구현 가능한지에 대해 실험합니다. 전문가들은 CBDC가 발행되면 현금 도난과 제작 비용을 줄이고 거래 신속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지급과 결제, 관리가 전통적인 종이 화폐보다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현금과 달리 중앙은행이 데이터를 통제한다는 특성상 자금 추적이 가능해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 될 수 있습니다. 한은도 CBDC가 100% 완전한 익명성을 부여하는 형태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고 있습니다. 또 시중은행의 기능이 위축되고, 이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 서비스 품질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디지털 환경에 취약한 금융취약계층도 문제입니다. 현금이 없는 사회에서 디지털화폐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취약계층은 기본적인 생필품 구입 등 모든 경제활동에서 소외될 수 있습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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