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위쿡 김기웅 "日 배달형 공유주방 성장을 넘어…"
국내 외식업계 문제 해결하기 위해 공유주방 시스템 도입6년 만에 일본 진출…국내 F&B 브랜드 해외 판로 개척
김 대표는 "한국은 배달시장이 포화상태"라며 "일본은 외식과 편의점 음식, 가정간편식(HMR) 등이 발달했지만 배달시장은 아직 초입 단계다. 5년 전 배달의민족이 일본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뒤 작년에 다시 진출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본시장을 두드리는 업체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 쌓은 배달음식 시장 노하우를 적용하면 일본에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위쿡은 지난 4월 가이악스와 일본 합작법인(JV) '위쿡 재팬'을 설립했다. 키친 웨이브는 위쿡의 F&B 창업 인큐베이션 시스템을 적용한 인큐베이션형 배달 공유주방이다. 기존 일본 공유주방과 달리 주방 공간·설비를 임대하고 배달에 적합한 메뉴를 개발할 뿐 아니라 브랜딩 솔루션도 제공한다. 키친웨이브 1호점은 도쿄 시나가와 고탄다 지역에 위치하며 총 4개 개별 키친을 보유하고 있다. 위쿡재팬 PB업체 1개와 일본 외식사업자 3개(실버스푼·고스트레스토랑·묘진마루)가 입점해 있다. 위쿡재팬 PB업체는 대만식 고기덮밥(루로항), 흑임자 탄탄멘, 한국식비빔밥 총 3개 메뉴를 판매 중이다. 키친웨이브는 5년 내 일본 주요 도시에 점포 35개소 이상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물론 일본 내에서 배달형 공유주방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아가 경쟁력있는 국내 식음료 브랜드 해외에 진출시킬 것"이라며 "위쿡도 처음에 외식업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했다. 좁은 나라에서만 경쟁하기보다, 국내에서 검증받은 브랜드를 해외에 진출시켜 글로벌화 하고 싶다"고 바랐다. 국내 외식시장의 한계점도 짚었다. 한국과 일본은 창업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부터 다르다며 "국내는 생계형 외식업자가 주를 이룬다. 외식을 하나의 업으로 접근하기보다, '지금 당장 돈이 되는가'에 초점을 맞춰 뛰어든다. 차별성이 크지 않고 유행도 짧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본은 외식업이 전문화돼 있다. 장인정신과 전문성을 갖고 음식점을 운영한다"면서 "국내 창업자들은 하나의 브랜드를 성장시켜 좋은 기업으로 만들어보겠다는 마음보다, 지금 당장 유행하는 걸 쫓아가기 바쁘다"라며 아쉬워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국내 외식업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었다.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온라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오프라인에서 식음료 비즈니스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다. 결국 "브랜드 힘이 중요할 것"이라며 "옴니채널을 활용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에서 사는 제품이 더 비싸질 수도 있다. 물류·배달비 등이 오르면 자영업자 부담이 커지고, 음식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 온라인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결국 소비자는 오프라인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형태는 기존과 다르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에서 검색순위를 보면 절반은 브랜드, 절반은 음식 메뉴다. 결국 브랜드 힘이 강한 F&B 기업이 살아남게 된다. 하나의 탄탄한 브랜드를 만들면 식당에서 그치지 않고 HMR, 굿즈 등으로 계속 확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 실패 두려움은 전혀 없다. 김 대표는 "늘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시장을 개척할 때 항상 문제가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며 "원래 스타트업의 90%는 망한다. 결국 성공하고자 하면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는 주의다. 아역탤런트 출신인 김 대표는 증권회사에서 일하다 2014년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도시락업체를 운영하며 공유주방을 테스트했다. "처음에 '식당이 왜 이렇게 많이 망하나?'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며 "국내 외식업계 문제는 한 사람만 잘해서 해결되는게 아니라, 시장 전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창업자들이 겪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위쿡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쿡 자체를 플랫폼으로 본다. 지난해 국내 외식창업자의 약 11%가 위쿡을 찾았다. 외식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위쿡을 찾도록 만들고 싶다. 처음 인수한 도시락집 사장님이 강남에서 10년 넘게 배달음식을 하면서 한 번도 여행 간 적이 없다고 하더라. 식당일을 하신 우리 어머니도 그랬다. 외식자영업자 가족들의 삶이 좋지 않은데 아이들 데리고 여행, 휴가를 갈 수 있었으면 한다. 푸드메이커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연결하는 게 목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