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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 물가②]"장보기 겁나요"…밥상물가 언제 안정될까

등록 2021-11-07 06:00:00   최종수정 2021-11-15 09: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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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동기대비 3.2%↑…9년9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식품·외식업계, 올 1분기부터 원재료 가격 인상 반영해 판매 가격 인상해

내년 상반기까지 식품 물가 인상 예상…수입 곡물가 안정 이후 해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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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돼지고기를 둘러보고 있다.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2021.1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1 주부 A씨(43)는 최근 장보기가 걱정된다. 생활비는 그대로 인데 반해 돼지고기, 소고기, 과일, 수산물 등 신선식품부터 식용류, 밀가루, 설탕, 햄 등 가공식품까지 대부분 가격이 올라서다.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고기류의 경우 예전과 비슷한 가격대로 제품을 팔고는 있지만 중량이 줄어든 경우가 많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A씨는 전했다. 10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제품도 많이 줄어들어 벌써부터 내년 생활이 걱정이다.

#2. 자취를 하고 있는 직장인 B씨(38)는 최근 생활비가 많이 올라 걱정이다. 결혼을 하기 위해 월급의 50%를 저축하고 최대한 생활비를 아끼고 있지만 무섭게 오른 물가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름값, 외식비 등이 크게 늘어난 것은 B씨의 고민을 키운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여행을 하거나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싶지만 늘어난 데이트비용에 한숨만 나온다. 저축을 포기하면 현재를 즐길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B씨는 말했다.

연초부터 밥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두부, 즉석밥, 통조림 가공식품 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라면, 과자, 우유, 음료수 등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이 본격화 돼 서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제품 가격을 올린 기업들은 한결같이 각종 식품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이 지속되는 데다 인건비 등도 늘어나 제품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이 늘어나 제품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외식물가도 급상승 중이다. 삽겹살 등 서민들이 주로 찾는 외식 품목들은 돼지고기 값 상승에 따른 여파로 가격 인상이 가파른 모습이다. 돈까스, 햄버거, 부대찌개 등 육가공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후폭풍도 나타날 조짐이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우유, 밀가루, 돼지고기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후 수입 곡물 가격이 안정화하면서 점차 물가도 안정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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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오르며 9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물가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7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6개월 연속 2%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달 3%대로 올라선 것이다. 9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농산물은 배추(-44.6%), 사과(-15.5%), 파(-36.6%) 등 가격이 전년동기대비 6.3% 하락했지만 달걀(33.4%), 돼지고기(12.2%), 국산 쇠고기(9.0%), 수입 쇠고기(17.7%) 등 축산물은 평균 13.3% 상승세를 보였다.

공공주택관리비(4.3%), 보험서비스료(9.6%) 등인 외식외 물가(2.3%)와 생선회(8.8%), 구내식당 식사비(4.3%) 등 외식물가(3.2%)가 모두 오르면서 개인 서비스 물가도 2.7% 상승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6% 올랐다. 2011년 8월(5.2%) 이후 최대 상승이다.

밥상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요 식품군의 가격 인상도 올 한해 지속되고 있다. 1~2분기에는 소재식품 기업을 중심으로 한 인상, 3~4분기는 가공식품 업체들의 인상이 이뤄졌다.

1분기에는 음료수, 반찬, 두부, 콩나물, 즉석밥, 고추장 등의 가격이 올랐고 2분기에는 수산물 통조림, 업소용 식용유, 꽃소금, 면·떡, 즉석컵밥 등의 가격이 주요 곡물가 인상을 반영해 판가 인상에 나섰다.

3분기에는 육가공식품, 참치가공식품, 과자류, 라면 등 가공식품의 가격이 인상이 본격화됐다. 이후 4분기에는 지난 8월 원유 가격 인상 여파로 우유를 중심으로 한 유제품 가격이 올랐다. 유제품 가격 인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가공 식품 가격 인상은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외식업계다. 치킨, 햄버거, 커피, 제빵 프랜차이즈 업계에서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 초 가격을 조정한 업체도 있지만 추가적인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는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라는 명목 아래 제품 가격을 올린 곳도 있다. 영세 사업장의 경우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원재료 값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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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식품·외식기업들의 가격 인상 러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주요 수입 곡물 가격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해소될 전망이다.

실제로 작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소맥을 제외하면 주요 곡물 가격은 올해 5월 말 이후 조정되고 있다. 소맥 가격은 겨울작황 개선에 따라 점차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점차 안정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이후 중국이 물량을 비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료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현재는 중국 돼지 사육두수가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료용 곡물 가격이 안정화하고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경우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쇠고기는 당분간 가격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미국과 호주 등에서 들여오는 수입 쇠고기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료용 곡물 가격이 안정화 이후 공급이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도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 부담 등으로 인한 제품가격 인상 러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유에서 시작된 유제품 가격 인상이 나타날 수 있고 육가공 제품 인상에 따른 외식물가 상승도 예상된다. 밀가루 가격 인상에 따른 밀가루 가공 식품군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말부터는 작황 부진 이슈가 해소되는 가운데 중국 돼지 사육두수 역시 정체되고 있어 내년 1분기부터는 곡물 가격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며 "음식료 가격 인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나타날 수 있지만 이후 안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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