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성장률 3.1% 목표"…물가상승률 1.4→ 2.2% 상향
기획재정부 '2022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내년 민간소비 3.8% 증가…수출 최대 예상올해 성장률 4.0% 제시…0.2%p 하향 조정물가 2.4% 상승…2011년 이후 최대 오름폭코로나 변이 확산·공급망 차질 장기화 변수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내년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면서 3.1% 성장할 거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607조7000억원 규모의 '슈퍼예산'을 풀어 내수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감염병 확산이 내년에도 꺾이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 되면 3%대 성장률 달성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계 부채 증가 등 대내외 불확실성마저 위험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올해 성장률 4.2→4.0% 하향…내년 3.1% 제시 정부는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1% 성장할 것으로 봤다. 지난 6월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목표치 3.0%보다 0.1%포인트(p) 올렸다. 글로벌 경기와 교역 회복이 지속되고 일상 회복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지원 등으로 성장을 이어갈 거라는 판단이다. 민간 소비는 단계적 일상회복, 고용 개선 및 소득 증가, 소비자 심리 개선, 정부의 정책지원 효과 등으로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전망(3.5%)보다는 0.3%p 상향한 수준이다. 피해 부문 중심 내수 지원, 해외여행 재개 등도 소비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지만, 오미크론 확진자 증가 등 위험 요인도 혼재했다. 통관 기준 수출액은 올해(6430억 달러)보다 2.0% 늘어난 6560억 달러를 기록해 2년 연속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반도체, 자동차, 신산업 부문이 수출 증가세를 끌어올릴 거라는 설명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반도체 매출이 올해 5530억 달러에서 내년 6015억 달러로 증가할 거라고 점쳤다. 영국의 시장 정보 제공업체인 IHS Markit은 자동차 생산량이 올해 7480만대에서 내년 8270만대로 늘어날 거로 예측했다. 수출보다 수입(2.5%)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910억 달러)보다 축소된 800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무역 규모는 올해(1조2555억 달러)보다 증가한 1조2840억 달러로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는 3.0%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IT·신산업·친환경 부문의 투자 증가, 반도체·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 및 탄소중립 투자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 강화, 115조원 투자프로젝트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 해소 시점 관련 불확실성도 상존했다. 건설투자는 주택 및 비주거용 건물 부문의 투자가 증가하고 올해 부진했던 토목공사도 개선되면서 2.7% 늘어나 5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입선 다변화 노력으로 철근 가격 상승세 진정, 도로·철도사업 중심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 주택공급 확대 정책 추진도 기회 요인이다. 내년 취업자는 대면서비스업 고용 회복, 일자리 지원 사업 확대 등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가며 28만명 증가가 예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생산 가능 연령 15~64세 고용률은 올해(66.5%)보다 0.4%p 상승한 66.9%, 실업률은 올해와 비슷한 3.6%로 제시했다.
물가는 2.2% 상승하며 고물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지난 6월 전망(1.4%)보다 0.8%p나 올렸다. 국제유가 오름세 둔화, 농산물 작황 개선 등으로 상방 압력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공급망 차질 등 불확실성이 상존할 거라는 시나리오다. 공급망 차질 장기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재료비 상승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또 대면 서비스 소비의 빠른 반등이 예상되면서 개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 확대가 예상된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서민 물가를 봤을 때 1분기 동절기에는 전기, 가스요금을 동결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며 "물가 상승이 특정 시기에 몰리면 부담이 굉장히 커지고 기대인플레이션까지 작용하기 때문에 (공공요금 상승 분산을) 협의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성장률은 2010년(6.8%) 이후 11년 만에 최대 성장률인 4.0%로 제시했다. 코로나 4차 확산, 공급망 차질 등으로 6월 전망보다는 0.2%p 하향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됐으나 10월(13.4%), 11월(13.6%), 12월(16%·14일 기준) 월 등 4분기 카드 매출액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고 수출 또한 견조한 증가 흐름이 이어진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정부는 이·불용 최소화로 재정 집행을 극대화해 4%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물가 변동분을 반영한 경상성장률은 6.2% 성장하며 2010년(9.7%) 이후 최대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년 만에 증가로 전환돼 3만5000 달러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민간소비는 상생국민지원금, 상생소비지원금, 소비쿠폰 재개 등 정책 효과와 맞물려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5.0%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민간소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8.3% 증가하지만, 건설투자는 0.9%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관 기준 수출액은 25.5% 증가해 수출 역사상 최대 실적인 6430억 달러 달성을 목전에 뒀다. 수입도 31.0% 증가하고 경상수지는 910억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22만명 감소했던 취업자 수는 올해 35만명 증가할 거로 점쳤다. 소비자물가는 원자재 가격 상승, 국제유가 상승, 농축수산물 수급 여건 악화 등으로 2.4% 상승하며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최대 오름폭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 변이 확산·공급 차질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 변수 정부가 2년 연속 우리나라 경제가 원활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지만,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등 감염병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오미크론 확산이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물가 상승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했다. 또 글로벌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공급 차질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도 있다. 주요국들의 탄소중립 이행으로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그린플레이션(green+inflation)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신흥국 금융 불안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수도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월부터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차관은 "코로나 확산으로 내수, 소비, 대면 서비스 등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수출, 투자 등 다른 부분을 종합적으로 봐서 내년 성장률을 중립적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시장 회복돼야 성장률 전망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 내수 시장 중심으로 보복 수요(소비)에 들어가면 가능하지만, 오미크론으로 인한 거리두기 지속 혹은 강화, 소상공인 중심으로 경제가 많이 나빠져 중산층 이하는 보복 수요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면서 "보복 수요를 중심으로 한 내수 회복세가 성장률 달성의 핵심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위드 코로나로 가기 상당히 쉽지가 않고 변이 바이러스 발생 가능성도 굉장히 커졌다"면서 "내수, 서비스산업 회복을 통해 고용이나 경제성장률이 증가할 거로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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