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대로]北 6년 만에 인공위성 발사할까…ICBM 사전 작업
1998년 첫 위성 발사, 2016년 마지막 발사인공위성 발사 명목으로 ICBM 기술 연마ICBM 넘어 우주 무기 개발 가능성 우려
북한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7일 광명성 4호 발사 6주년을 맞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관계자 소감을 전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해 8차 당대회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군 정찰위성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지난 10일 세종연구소·서울외신기자클럽 공동 주최 간담회에서 "북한은 궁극적으로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4월15일 김일성의 110회 출생일 전 인공위성 로켓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미국 위협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리기보다는 인공위성 발사를 통해 위협을 점증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송근호 합동군사대 국방어학원 교수의 '북한의 우주개발 위협 현황 분석과 한국군의 대응 방안에 대한 제언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부터 인공위성을 개발해왔다.
2009년 4월5일 대포동 지역에서 은하 2호 로켓이 위성 광명성 2호를 싣고 발사됐다. 북한은 발사 후 9분 만에 위성 궤도에 진입했으며 타원형 궤도를 104분 주기로 운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미 국방 당국은 3단계 분리 실패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2012년 4월13일 광명성 3호 위성 발사도 실패했다. 그러자 북한은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같은 해 12월12일 서해 동창리 위성 발사장에서 은하 3호 로켓에 광명성 3호 2호기를 탑재해 발사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평양에 있는 위성 관제 종합 지휘소를 방문해 참관했다.
2016년 2월7일에는 김정일 생일(2월16일)을 기념해 광명성 4호가 발사돼 위성 궤도에 진입했다. 운용 고도는 497㎞, 속도는 초속 7.6㎞, 지구 공전 횟수는 95분에 1회로 나타났다. 북한은 광명성 4호에 지상 관측용 카메라와 체제선전용 방송을 전송할 통신장비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광명성 4호 위성을 통한 지상관측 영상을 공개한 적이 없고 위성과 지상국 간 신호가 송수신된 사례 역시 없다.
실제로 인공위성 같은 우주발사체와 ICBM에 활용하는 기술은 동일하다. 추력을 제공하는 엔진 추진 방식, 로켓 구조물, 단 분리, 유도 제어 기술, 지상지원 장비 등이 모두 같다. 위성 덮개인 페어링 내부에 위성을 탑재하고 있으면 우주발사체, 위성 대신 탄두가 있으면 ICBM이다. 인공위성 등 우주발사체는 지상 200㎞ 대기권을 넘어간 뒤 발사체를 분리하고 목표 궤도에 진입한 뒤 인공위성을 분리시킨다. 반면 ICBM은 고도 약 1000㎞ 이상 최고 고도를 지난 후 지구 중력에 의해 낙하해 대기권에 돌입, 목표를 향해 비행한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시각 역시 의도를 짐작케 한다. 북한은 인공위성을 오전에 발사하고 있는데 이는 통상적인 위성 발사와 차이가 있다. 인공위성을 우주에 발사하기 위해서는 발사 가능 시간(Launching Window)이 있다. 한반도의 경우 겨울에는 오후에 발사해야 하는데 북한은 한미 정보자산 감시를 피하고 체제 홍보 효과를 위해 오전 9시 등 주로 오전에 발사한다.
이는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와 궤도 진입보다는 장거리 미사일의 로켓 작동 점검, 미사일 단 분리 등을 중점적으로 시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향후 인공위성 발사를 재개할 경우 이는 ICBM을 넘어 우주 무기 개발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송근호 교수는 "향후 북한은 위성,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우주 군사력을 강화함으로써 항법위성, 통신위성, 기상위성을 운용하고 중국의 인공위성 공격 기술을 모방한 대(對)위성요격(ASAT) 미사일 개발, 우주 EMP 폭탄, GPS 전파교란 기술을 이용한 한국과 미국의 인공위성에 대한 공격 등 비대칭전력으로서 우주 군사 무기 개발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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