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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메타버스 시장②]'가상세계 선점하라' 글로벌 대전

등록 2022-03-22 06:30:00   최종수정 2022-04-04 09: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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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MS, 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 각축전 지속

네이버·SK텔레콤, 토종 메타버스 플랫폼 글로벌 겨냥

삼성전자 '기기', 롯데 '결제 플랫폼' 등 출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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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로파크=AP/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커넥트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하면서 회사 이름을  '메타플랫폼 주식회사'(메타)로 바꿨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지금까지 가상증강현실에 많은 투자를 했다"라며 "이번 변화로 자사의 여러 앱과 기술이 새로운 회사명 중심으로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의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10.29.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메타버스 대세론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인 로블록스가 지난해 3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쏘아올린 메타버스 투자 열풍이 올들어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 기술적 미숙에 따른 거품론, 현실세계 규모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한계론 등에 한때 주춤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외 대기업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전환되고 있다.  메타버스가 각 산업과 결합해 그 기능과 가치를 인정받으며 우리 일상에 침투, 명실상부 메타버스 경제로까지 발돋움하려는 기세다.

◆ 메타버스 글로벌 선점 경쟁 '후끈'…음성 메타버스 구현하는 메타 VS 블라자드 인수한 MS

지난해 10월 사명까지 바꿔가면서 메타버스 시장 개척의 선봉에 있는 메타(전 페이스북)는 메타버스 세계 대중화에 가장 앞서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온라인 행사인 '인사이드 더 랩'에서 음성 만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빌더봇'이라는 인공지능(AI)을 소개했다. 그동안 메타버스를 구축하려면 코딩을 익혀야 했는데, 이제는 간단한 음성 명령으로 원하는 가상현실(VR)을 창조할 수 있게끔 한다는 구상을 선보인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메타버스 시장을 키울 수 있는 필수 요건이 콘텐츠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프로슈머'가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뒷받침할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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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1조 9000억 원)에 인수한다. MS가 지난 2016년 링크드인을 262억 달러(약 31조 20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다.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 내 MS 공식 인증 판매점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2.01.19. [email protected]


메타를 필두로 미국의 IT 공룡들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게임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 게임사 인수에 잇따라 거금을 쏟아붓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월 미국 최대 게임사인 블리자드를 전세계 IT 업계 최대 규모인 687억 달러(약 82조원)에 인수했다. 그러면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S)는 이를 "메타버스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고 평했다. 업계에서는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메타버스 경쟁사들을 따돌리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스마트폰 시대에 플랫폼을 장악한 구글과 애플이 현재 세계 최대 IT 업체로 성장한 것처럼 향후엔 메타버스 플랫폼을 장악한 업체가 글로벌 IT 업계도 주도할 것이라는 공감대에 따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다.

애플과 구글도 메타버스 진출을 공식화하고 메타버스 기업 인수와 기기 개발에 손발을 걷어붙였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디즈니도 메타버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달 메타버스 전략을 이끌 임원으로 마이크 화이트를 임명했으며, "메타버스와의 결합은 디즈니의 미래에 대한 최우선 관심사"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디즈니는 마블 슈퍼히어로 등 수많은 킬러 콘텐츠 측면에서 메타버스 산업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 디즈니는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베베'(VeVe)에서 미키마우스 NFT를 발행하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IP를 이용한 NFT 발행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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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네이버제트 제페토. (이미지=네이버제트 제페토 홈페이지 캡처) 2022.02.16. [email protected]

◆네이버 '제페토' 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 등극…카카오 남궁훈 진출 예고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국경 없는 메타버스 전쟁에 가세했다. 가장 선두는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꼽힌다.

네이버는 2018년 8월 첫선을 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누적 회원 수가 3억명을 돌파하며 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찌감치 뛰어들어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글로벌 수준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성공시킨 것이다.  제페토에는 블랙핑크, 셀레나 고메즈 등 총 26팀의 아티스트와 60여개의 글로벌 브랜드가 제페토 월드 및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의 영원한 맞수 카카오도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해 글로벌 진출을 노리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가 모바일과 국내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신규로 내놓을 메타버스 서비스가 그 첨병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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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이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3.16. [email protected]
◆삼성,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메타버스 꼽아…관련 기기 출시 기대↑

삼성전자도 지난 16일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로봇과 함께 메타버스를 꼽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메타버스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혁신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세계 일류 스마트 기기 제조능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투자 의지를 밝히면서 메타버스 기기 출시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앞서 한 부회장은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전시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메타버스 플랫폼 디바이스가 요즘 화두로,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혼합현실(XR) 관련 디스플레이와 기기 출시는 물론 관련 기술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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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KT가 지난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 기준 막을 내린 MWC 2022에서 메타버스를 앞세워 글로벌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4D메타버스 체험을 바라보는 관람객들과 SKT 전시관 전경. (사진=SK텔레콤 제공) 2022.03.06

통신업계에선 SK텔레콤이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오는 7월 출시 1주년을 앞둔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의 글로벌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대륙별로 협력 관계를 구축한 통신사들을 통해 이프랜드를 올해 동남아, 유럽, 대만 등 80개국에 진출시키겠다는 목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MWC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의 XR 기기 개발에 대한 협업 가능성을 언급하며 '메타버스 연합'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유통명가 롯데도 메타버스에 진심이다. 롯데는 지난달 그룹의 주요 현안과 사업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임원 회의를 처음으로 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메타버스 미래가 어디까지 갈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 할 가상융합 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앞서 롯데의 IT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은 작년 7월 메타버스 스타트업 칼리버스를 인수해 롯데 전 계열사와 연계된 실사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결제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이르면 2분기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 아이돌 뺨치는 가상인간 '인기'…SM, 걸그룹과 메타버스 결합한 '에스파' 인기몰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메타버스, NFT 등 신기술과 K 콘텐츠를 접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쟁이 현실을 넘어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걸그룹과 메타버스를 결합해 국내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소속 4명의 실제 멤버와 이들의 아바타 넷을 결합한 걸그룹 에스파는 멤버와 아바타가 뮤직비디오, 팬미팅, 콘서트에 함께 활동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5일 발매된 에스파의 첫 미니앨범 '새비지'(Savage)는 미국 빌보드의 메인 차트 '빌보드 200'과 '아티스트 100'에 진입하기도 했다.

또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디어유는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선보이며 팬과 아티스트의 1대 1 소통을 지원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재계 신년 계획에 메타버스가 안 들어간 곳이 없다"면서 "메타버스 개념이 여전히 모호하고 지나치게 확장된 감이 있지만 신기루론을 털고 각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며 혁신을 만들어 내고 있고 향후 메타버스 경제와 메타버스 혁명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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