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건희 '광폭 내조'에 "소규모 제2부속실이라도 설치해야"
金 지인 동행 논란에 야권 '비선' 프레임 말려들까 우려
[서울=뉴시스] 이지율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광폭 내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여당 내에서도 '제2부속실'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여사의 지인 동행 논란에 야권이 '비선' 프레임을 꺼내들자 이를 차단해야 한단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김 여사의 ‘허위 이력’ 의혹 등이 커지자 영부인을 보좌하는 조직인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대통령 배우자 전담 기구를 폐지해 사실상 영부인으로서의 공식 역할을 없애겠단 뜻이었다. 그러나 최근 김 여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는 등의 단독 행보를 하면서 일정과 메시지를 관리할 전담팀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김 여사가 봉하마을을 방문할 당시 대통령실 직원이 아닌 김 여사 지인이 동행하면서 '비선' 논란이 일자 제2부속실 필요성은 더욱 힘을 받았다. 김 여사의 팬카페 '건희 사랑'도 제2부속실 부활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대통령실을 통해 배포된 공식 사진이 아닌 미공개 사진이 김 여사 팬카페에 공개되면서 안보 우려가 제기되는 등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라디오 방송에서 "적어도 이런 어떤 사진이 유통되는 경로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자꾸 논란이 있는 건 이번 기회에 한번 정리가 돼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영부인의 동선이라든지 활동 내역 같은 경우에는 안전에도, 국가 안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라며 "가시는 곳마다 바로 실시간으로 어디 사적인 공간으로 유출되고 이렇게 하면 경호나 이런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상의를 내부적으로 해 봐서 안전과 경호에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영부인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선 대통령마다 좀 다르게 규정되기는 하지만 이번에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당내에선 "여당이 대통령의 공약을 뒤집기엔 부담이 있다"며 공식 언급은 자제하고 있지만 김 여사를 보좌할 공적 조직을 설치해야 한단 의견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제2부속실 조성 검토에 대해 “청와대(대통령실)에서 결정할 문제이지 조직에 관한 걸 우리(당)가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실 비서실에서 결정할 문제라 당에서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김 여사 일을 전담해서 보좌할 수 있는 비서진 인원을 증원했으면 하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공약을 바꾼다는 것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국민께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드리고 방향을 바꿔가는 건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이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에 동행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통령 배우자로서 외교 무대에 공식 등장하는 건데 공적인 기관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영석 최고위원도 "김 여사의 역할이 국가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부분을 고려해 청와대(대통령실)에서 잘 검토를 해 결정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익명을 원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부인의 격에 맞는 활동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제2부속실의 기능은 무시할 수가 없다"면서 "다른 의원들도 제2부속실의 역할론, 필요성에 대해선 많이 공감하고 있지만 대통령 공약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결정하시길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역할인데 이분법적으로 무조건 없애는 것은 합리적일 수 없다"며 "부작용이 있으면 개선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가면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대통령이 부담을 느낄 수 있으니까, 꼭 제2부속실이 아니더라도 소규모로 김 여사 지원 조직을 만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2부속실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지 국민 여론을 들어가면서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