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은행 부실사태로 中공산당 신뢰 붕괴…"금융시스템 문제 드러나"
피해 예금주 "나의 세계관은 파괴됐다""잠재적 부패와 약간 규제 등 금융시스템 문제 드러내"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중국의 시골은행 부실사태와 관련해 일반 예금자들의 예금이 사라지고 정부는 무관심한 대응을 보이면서 중국공산당 집권의 정당성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약 40만명으로 추산되는 시골은행 부실사태 피해자 중 한 명인 쑨쑹은 NYT에 “정부가 우리 납세자들의 돈을 가져 가고 (보안요원들이) 우리를 때릴 때 내 세계관은 파괴됐다”고 밝혔다. 쑨씨가 언급한 것은 시골은행에 돈을 맡겼다가 찾을 수 없게 된 예금주 3000여 명이 지난 10일 허난성 정저우 인민은행 정저우 지행(支行)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자 사복 입은 보안요원들이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폭행당하고 연행당한 사건이다. 26세 사업가인 쑨씨는 높은 이자율에 유혹돼 모은 돈 60만달러(약 7조8500만원)를 시골은행에 저축했다. 애초 시골은행은 저축하기 이상적인 곳으로 보였지만, 올해 들어 은행은 쑨씨의 예금을 동결했고, 관리들은 잠재적 사기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쑨씨는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됐다. 그는 “나에겐 카드 빚이 있고 자동차 대출을 상환하며 두 아들도 있는데 그들은 모두 돈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소형 시골은행은 최근 몇 년간 인터넷 플랫폼들과 손잡고 대형 은행의 유사 상품보다 높은 이자로 예금을 유치해 왔고, 이런 예금을 다시 기업에 대출해 줬다. 시골은행을 포함해 중국 내 약 4000개 소규모 대출기관은 소유권과 지배구조가 불투명해 부패와 급격한 경기침체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4월 기준, 허난성과 안후이성 부실 시골은행에 돈을 맡기고, 인출하지 못한 예금주는 전국적으로 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은행 파산시 예금계좌당 최고 50만위안(약 9740만원)까지 보장해주는 예금자보호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다만 이들 시골은행이 이 제도의 적용대상인 지는 명확하지 않다. NYT는 “시골은행 사태는 잠재적인 부패와 시골은행에 대한 약한 규제 감독을 포함해 중국 금융 시스템의 보다 체계적인 문제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환수불가능한 돈 규모는 중국 경제규모에 대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인민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겠다는 중국공산당의 핵심 약속에 타격을 주기엔 충분하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지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당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이번 사태로 무너졌다는 것이다. NYT는 “특히 지난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4% 성장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2020년 1분기 마이너스(-) 6.8%를 제외하면 중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악 수준으로 약화된 가운데 금융 문제는 더 민감해 졌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아닐지라도 무관심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지방정부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천즈우 홍콩대 교수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이런 불안은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이는 사회적 안정에 좋지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