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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도 옥석가리기…특공·추첨제 물량 '주목'[부동산 긴급 진단③]

등록 2022-08-29 06:30:00   최종수정 2022-09-13 09: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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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등 청약시장 열기도 한 풀 꺾여

청약 경쟁률 19.79대 1→10.41대 1로 줄어

국민 약 40% "청약, 이자 부담 증가 걱정"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옥석 가리기 심화

"가점 낮다면 특별공급·추첨제 물량 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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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최근 분양시장에 미분양이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남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는 총 74가구 청약에 모든 가구가 계약에 실패했고 이후에도 미달이 발생했다. 실제 6월 수도권 주택 미분양이 한 달 사이 25.1% 늘어나고, 서울은 준공 후 미분양이 5배 늘었다. 대출금리 인상,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부동산 시장에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9일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2.07.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청약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하락하고, 미분양 주택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고, 입지가 좋은 지역에는 수요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청약 미달' 사태가 이어지는 등 양극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1~8월)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0.41대 1로 지난해 19.79대 1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1순위 경쟁률도 지난해 19.32대 1에서 올해 10.06대 1로 떨어졌다.

지난해 역대급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청약경쟁률도 '뚝' 떨어졌다. 서울은 지난해 청약경쟁률이 164.13대 1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9.84대 1로 하락했다.

경기는 같은 기간 28.65대 1에서 8.58대 1로 떨어졌고, 인천은 20.26대 1에서 19.48대 1로 소폭 하락했다.

미분양 주택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6월말 기준)은 전월(2만7375가구) 대비 2.0% 증가한 2만7910가구로 집계됐다. 전년(1만6289가구) 동월과 비교해서는 71.3%(1만1621가구) 늘었다.

특히 집을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도 전월(6830가구) 대비 4.4%(300가구) 증가한 7130가구로 집계됐다.

이같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청약시장 분위기가 차갑게 식은 것은 금리 인상의 영향이 크다. 특히 한국은행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 4월부터 4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예비청약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 하반기 청약 계획을 갖고 있는 국민 10명 중 4명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직방 앱 접속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올해 하반기 아파트 청약 계획이 있다고 답한 988명 중 현재 가장 걱정되는 점을 묻는 질문에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라고 답한 응답자가 39.1%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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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복정역 인근 사전청약 현장접수처 외벽에 사전청약 4차 공급일정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청약시장에서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청약경쟁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서울은 여전히 30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며 "강북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가가 높게 나온 단지에서 미계약 물량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직 경쟁률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에서 나오는 사전청약 물량들은 주변 시세의 80% 이하로 나오는 만큼 선별 청약해야 한다"며 "청약 전략을 세웠는데 당첨이 계속 안 된다면 시장에 나온 급매물을 선별해서 매수하는 것도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수도권 주요 입지에서는 여전히 청약경쟁률이 높은 만큼 청약가점이 낮다면 특별공급이나 추첨제 물량을 노리는 것도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예비 청약자들은 관심 지역에 공급되는 청약 정보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며 자금 여력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무리하지 않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격요건과 면적대가 맞는다면 특별공급이나 추첨제로 공급되는 것을 공략해보는 것도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연구원은 "특별공급 비율이 예전보다 높아진 만큼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다자녀, 노부모부양 등 조건을 갖추는 게 유리하다"며 "조건이 맞지 않으면 가점이 높아야 하는데 점수가 낮다면 중대형 면적대의 추첨제 물량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대형 면적대의 경우에는 분양가가 높은 만큼 자금여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청약제도 개편도 준비 중이다. 가점이 낮은 청년층을 위해 소형 주택에 대한 추첨제 물량을 늘리는 안이 유력하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으로, 공약대로 개편되면 현재 100% 가점제인 전용면적 60~85㎡와 60㎡ 이하에도 각각 추첨제 30%, 60%가 적용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청년들은 청약가점이 낮아 당첨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추첨제 물량을 늘리면 당첨이 더 용이해지는 만큼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애최초주택에 대한 LTV(주택담보인정비율)는 80%로 완화가 됐는데 여전히 분양가 9억원 초과는 중도금 대출 보증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부분도 함께 완화를 해야 실효성이 높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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