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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미접종' 조코비치 수난…메이저 최다 우승 도전도 난항

등록 2022-08-28 08:55:00   최종수정 2022-09-13 1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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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호주 연방정부와 법정 공방 끝에 호주오픈 출전 불발

미국 입국 불허로 US오픈 출전도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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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그라드=AP/뉴시스] 노바크 조코비치(6위·세르비아)가 25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3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유럽 예선 세르비아와 그리스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없어 오는 29일 뉴욕에서 열리는 US오픈 불참을 공식 발표했다. 2022.08.26.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남자 테니스의 세계적인 강자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6위)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수난을 겪고 있다.

시작은 올해 1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이었다.

호주오픈 이전까지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가 백신 접종 의무화에 꾸준히 반대 의견을 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됐다.

올해 1월 당시 호주는 해외에서 입국할 때 백신 접종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다. 실제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던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조직위원회로부터 받은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아 입국을 시도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참가를 위해 1월 5일 호주 멜버른에 도착했지만, 호주 연방 정부는 조코비치의 입국 비자를 취소하고 입국을 거부했다.

비자 취소 결정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선 조코비치는 첫 재판에서 승소했다. 이에 호주 연방 정부는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조코비치의 비자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호주오픈 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조코비치는 또다시 호주 정부의 추방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두 번째 비자 취소 결정을 뒤집지는 못해 추방 조치됐다.

1월 5일 도착 후 구금됐던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개막일인 1월 17일을 하루 앞두고 고국인 세르비아로 돌아가야 했다. 호주오픈 단식 4연패와 개인 통산 10번째 우승 도전은 해보지도 못한채 짐을 싸야 했다.

약 한 달이 지난 뒤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2월 중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백신 미접종을 유지하기 위해 타이틀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몸에 어떤 것을 투여할 것인지 선택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 나의 몸과 관련해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떤 대회 타이틀보다도,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조코비치는 백신 미접종 상태임에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에는 문제없이 출전했다. 윔블던에서는 우승을 차지해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출전에는 제동이 걸렸다. 조코비치는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안타깝게도 이번 US오픈을 위해 뉴욕을 방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정부는 해외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US오픈 출전자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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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 노박 조코비치. 2022.06.27
올해 윔블던에서 정상에 서면서 조코비치는 개인 통산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 횟수를 '21번'으로 늘렸다.

이는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 우승 순위에서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라파엘 나달(스페인·3위)이 22회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백신 미접종이 걸림돌이 되면서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 도전에도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올해 호주오픈 이전까지 조코비치와 나달,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나란히 20회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었다.

페더러가 부상으로, 조코비치가 백신 미접종으로 나서지 못한 올해 호주오픈에서 나달은 정상을 정복하며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나달은 이어 열린 프랑스오픈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이 기록을 22회로 늘렸다.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1승 차로 추격했으나 US오픈 출전 불발로 따라잡을 기회를 놓쳤다.

나달은 올해 US오픈에서 정상에 서면 조코비치와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

조코비치는 내년 호주오픈 출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호주 입국 비자가 취소된 여파다.

호주는 올해 7월 코로나19 관련 입국 규제를 해제했다. 백신 접종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돼 미접종자도 입국이 가능하다.

하지만 호주 현행법은 비자 취소로 국외 추방된 사람은 원칙적으로 3년간 입국을 금지한다. 이 때문에 조코비치의 내년 호주 입국이 불허될 수도 있다.

조코비치가 내년 호주오픈에도 출전하지 못한다면 나달과 격차를 좁히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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