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 연준 긴축 가속화시 외국인 자금 유출"
한미 정책금리 역전 1999·2006·2018년 역대 세 차례한미 금리 역전에도 외국인 자금 모두 순유입"자금유출 가능성 낮지만 리스크 발생시 확대될 수도"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한미 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기간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대체로 유입됐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과거 미국 금리가 한국 보다 높은 한미 내외 금리가 역전됐던 때는 ▲(1기)1999년 6월~2001년 3월 ▲(2기)2006년 8월~2007년 9월 ▲(3기)2018년 3월~2020년 2월 등 세 차례로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 됐던 때는 없다. 이 기간 한미 금리 최대 역전폭은 1.5%포인트 였으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모두 순유입 됐다. 한은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입에는 내외금리차 이외에도 환율 전망,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 투자자의 투자전략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상업은행의 경우 내외금리차가 역전되더라도 스왑레이트가 큰 폭 하락해 차익거래유인이 확대될 경우 오히려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우리나라 기업 실적 전망이 양호할 경우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은 유입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최근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큰 폭으로 순유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 한국은 2.50%로 상단 기준으로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미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게 되면 미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0.75%포인트 더 높아진다. 미국이 연말까지 금리를 최대 4.25%까지 올릴 경우 한미 금리가 최대 1.25%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투자 자금의 경우 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됐고 올해 상반기 주가가 이미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는 점도 추가 유출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채권수익률도 신용등급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투자대상 다변화 목적으로 장기투자 성향을 지닌 공공자금 투자 비중이 높아 채권 자금 유출도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외국인 채권투자금액 중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공공자금의 투자비중은 2010년 말 21.7%에서 2015년 말 58.5%, 2020년 말 71.7%, 2022년 6월 말 61.9%로 늘었다. 올해 7월 말 기준 우리나라 주식 중 외국인의 보유 비중도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5월(26.4%) 이후 가장 낮은 수준(26.4%)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그러나 미 연준의 긴축 속도 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심화, 중국 경기부진 등 글로벌 리스크가 가세해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대부분의 신흥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자금유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과거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증권자금의 대규모 유출은 내외금리차 역전보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중국 금융불안(2015년), 코로나19 위기(2020년) 등과 같은 글로벌 리스크 이벤트 발생 때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에 주목하면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