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뇌관 터지나①]은행권, 7조 대출해 4조 미회수…부실 우려
총 22.7조원 대출 중 은행이 7조원 취급…대출잔액 4조원 남아국민 1.8조, 신한 8800억, 하나 5400억, 우리 3700억 대출연체율 0.09% 수준, 업체 채무상환 능력 저하 시 연쇄부실 우려[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태양광 발전사업 대출이 금융권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7조원 규모를 대출한 은행들은 아직 4조원 넘게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태양광사업 부실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은행권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8일 금융감독원이 잠정 집계한 금융권 태양광 대출·펀드 현황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취급·설정액은 대출 16.3조원, 펀드 6.4조원 등 총 22.7조원 규모에 달한다. 8월말 현재 취급·설정 잔액은 대출 11.2조원, 펀드 6.4조원으로 17.6조원 규모다. 은행권의 정책자금을 제외한 대출취급액은 6조9561억원에 달한다. 현재 대출잔액은 4조1638억원에 이른다. 은행별 대출취급액을 보면 시중은행 3조6674억원, 지방은행 2조3743억원, 특수은행 914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대출취급액 1조8747억원, 대출잔액 8593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다. 신한은행은 대출취급액 8823억원, 대출잔액 4470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하나은행은 대출취급액 5428억 중 3884억원, 우리은행은 3676억원 중 2188억원이 각각 대출잔액으로 남았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이 대출취급액 1조3686억원, 대출잔액 1조48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은행은 대출취급액 7938억원, 대출잔액 524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수은행의 경우 농협이 3780억원을 대출해 2860억원이 남았다. 산업은행은 3343억원 중 1973억원, 기업은행은 1951억원 중 1050억원이 잔액이다. 이처럼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의 대출 과반이 아직 회수되지 않으면서 부실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다. 은행의 연체율은 0.09%,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2%로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후 연쇄 부실이 현실화할 경우를 대비해 금감원은 태양광 대출의 리스크와 자산건전성 현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고, 점검결과를 기초로 필요한 감독상의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태양광사업 대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자금 대출 사업자 중 대출 부적격 신용등급 발전사업자가 13.5%에 대출금액 기준으로는 무려 22.2%나 된다"면서 "원리금 상환도 어려운 신용등급 기업이 수십 건이나 대출을 받았다면 심사과정에서의 불법이나 외압과 부실 우려 등 문제의 소지가 다분히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필요자금 대출 과정에서 은행들이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해서, 무리한 실적 쌓기식의 허술하고 위법한 대출 심사는 없었는지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은행들은 연쇄적인 부실로 인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입장이다. 다만 대출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더라도 향후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태양광사업에 나가는 기업대출은 승인받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담보와 신용에 대한 심사를 까다롭게 보면서 앞으로 사업 운용을 통해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 현금흐름으로 이익이 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식담보로는 인정이 안 되지만 견질담보로 잡혀있는 기계기구 등도 많다"면서 "대출 규정에 따라 신용도가 부족하면 담보를 더 잡고 조건이 보수적이다. 업체가 정책자금은 빼먹을 수 있겠지만 은행 대출 나가는 건 별개로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부실이 발생하면 은행에 직접적인 손해가 나는데 부적절한 업체에 대출을 해주기는 쉽지 않다"며 "지난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밀어붙였고 현 정권에서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정치적인 개념이 아니다. 다만 대출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더라도 향후 업체의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은 어느 곳에나 상존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