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나비효과②]美 중간선거 결과 '촉각'…민주냐 공화냐에 개정도 달렸다?
바이든 친서에 낙관론 제기되지만 개정 쉽지 않아민주당 선거 승리시 IRA 개정 더 어려워질 수도공화당 승리해도 자국 우선주의 차원서 난관 전망美·EU "中견제 양당 의견 일치…큰 변동 없을 것"IRA 유예조치 검토되지만…美 수용 가능성 미지수"獨·日등 유사국과 연대 통해 美 정치권 설득해야"
전문가들이나 유관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미국 대통령이 직접 협의 의지를 피력한 만큼 미 중간선거(11월8일) 이후 IRA 개정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은 최근 발간한 경제통상 리포트에서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IRA 전기차 원산지 제도가 일부 유연하게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IRA는 전기차 배터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조달하도록 하고 있다. 배터리 부품도 일정 비율 이상 북미산으로 제작해야 하는데, 미국 자동차 업계도 이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연방정부 인프라 사업에 미국산 제품 사용을 의무화한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산 충당의 어려움을 겪으며 '한시적 면제' 조치를 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 같은 낙관론과는 별개로 미국 현지에서는 IRA 개정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IRA를 최대 치적 중 하나로 내세우며 지지율을 올리고 있어 미국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IRA 개정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공화당이 승리하더라도 자국 우선주의에서는 민주당과 의견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선거에서 이겨도 IRA가 개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존 보젤라 미국자동차협회(AAI) 회장은 최근 한국무역협회 측과의 만남에서 "공화당의 반대 입장은 재정 지출 확대 측면이며, 기후변화 대응이나 중국 견제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법 개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그리드 브리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 사무총장도 "자국산 우선, 기후 위기 대응, 중국 의존 감축에 대해서는 양당의 의견이 일치한다"며 "공화당의 반대 이유도 법 자체보다는 막대한 세금을 사용한다는 점에 있어 중간선거 이후에도 해당 법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낙관론보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로 미국 행정부와의 협의에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내부 평가지만, 결국 미 의회에서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IRA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법 개정을 설득하고, 미국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재무부 고시 제정에 우리 정부와 기업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 상원 의회에서도 IRA의 북미 생산 조건을 2025년 말까지 늦추도록 유예하는 내용의 개정 법안이 발의됐지만, 미국 내에서도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대미 통상외교 예산 적극 활용해 현지 로비에 나서는 한편, 독일이나 스웨덴, 일본 등 유사 입장국과 공조하에 미 의회를 상대로 과감한 아웃리치(대외활동)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중간선거 이후 IRA 개정이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쉽지도 않을 전망"이라며 "배터리 공급 다변화 기조에는 동참해가되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에는 적극 대응한다는 원칙하에 외교 노력과 외국 브랜드와의 연대 등을 통해 미국 상·하원의원 등 정치권을 설득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