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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행복하게' 위대한 사명 품은 '러버덕' 만나기 좋은 날

등록 2022-10-22 11:12:51   최종수정 2022-10-22 11: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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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31일까지 롯데월드타워 앞 석촌호수

'많은 사람이 정말 원하는' 기획 배경 더해진 역대급 공공미술

8년 전보다 더 커진 러버덕…'동생 러버덕' 세계 최초 탄생

강풍 대비 바람 빠진 러버덕…시민들, '프라이덕' 명명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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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앞 석촌호수 동호로 모여든 시민들과 러버덕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공공미술'(公共美術, Public Art)은 말 그대로 개인이나 특정 집단만 향유하는 작품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수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송파구 신천동 석촌호수나 타워 앞 잔디광장을 전시장 삼아 롯데월드타워가 펼쳐온 다양한 설치미술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공공미술의 대표 사례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기에 '많은 사람이 정말 원하는'이라는 기획 배경마저 더해진다면 정말 최고의 공공미술이 탄생할 수 있다.
 
바로 롯데월드타워가 송파구청과 함께 지난달 30일 시작해 이달 31일까지 여는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 얘기다.
 
이 프로젝트는 8년 전인 2014년 10월14일부터 11월14일까지 31일간 진행해 약 500만 명을 호숫가로 끈 '러버덕 프로젝트'의 두 번째 버전이다.
 
러버덕은 네덜란드 출신 플로렌타인 호프만 작가의 대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2007년 프랑스 생 라자르에 처음 등장한 이후 16년간 세계 16개국을 누비며, 25회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러버덕 프로젝트 슬로건은 "즐거움을 세계에 퍼트리다"(Spreading joy around the world)다. 호프만 작가는 이를 통해 힐링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 역시 2년여 이어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과 기쁨,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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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 본 석촌호수 동호 위 초대형 러버덕 (사진=롯데물산) *재판매 및 DB 금지


무엇보다 '두 번째' 전시라는 것이 눈에 띈다.
 
롯데월드타워는 러버덕을 시작으로 '1600판다+'(2015년 프랑스 작가 파울로 그랑종), '슈퍼문'(2016년 미국 작가 프렌즈위드유), '스위트 스완'(2017년 호프만), '카우스: 홀리데이 코리아'(2018년 미국 작가 카우스), '루나 프로젝트'(2019년 한국 작가 스티키몬스터랩) 등 수많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펼쳐 시민의 사랑을 받았다.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엔데믹이 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전면 해제되면서 서서히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다.
 
이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펼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만큼 그 어느 해보다 좋은 기획을 해야 했다.

롯데물산 관계자에 따르면, 전혀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것과 그동안 전개한 프로젝트 중 인기가 높았던 프로젝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는 것을 두고 오랜 시간 고민했다.
 
그 결과, 롯데월드타워의 첫 공공미술 프로젝트이자 단지 내 첫 공간인 롯데월드몰 오픈을 기념해 진행했던 러버덕이 더욱더 '새 출발'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전시인 점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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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9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동호에서 열린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에서 류제돈(왼쪽부터) 롯데물산 대표이사, 플로렌타인 호프만 작가와 서강석 송파구청장이 테이프 커팅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3. [email protected]

호프만 작가도 취지에 흔쾌히 동의하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개막식에서 "2014년 러버덕 프로젝트를 열었을 때 많은 환영을 받아 이번 전시를 제안받았을 때 망설이지 않고 즉시 '하겠다'고 대답했다"며 "관람객이 또 좋아해 줄지 우려했는데 어제(9월28일) 저녁 현장에 와보니 많은 사람이 미리 찾아와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고 전했다.

이어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러버덕이 코로나19 사태, 최근 발생한 대형 태풍 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돼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러버덕은 호프만 작가가 '원조'는 아니다. 구미(歐美)에서 어린이가 욕조에서 목욕할 때 갖고 놀던 오리 모양 고무 인형을 그가 초대형으로 키웠다. 2001년 박물관에서 거장들의 작품을 관람하던 중 '저기 러버덕이 있으면 어떨까'라고 상상한 데서 출발했다.

그는 러버덕과 스위트 스완뿐만 아니라 토끼, 원숭이, 여우 등 동물을 거대한 크기로 재현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한다. 거대한 크기를 중시하는 이유는 "작품을 볼 때 누구나 신체적 조건에 영향 없이 똑같이 큰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러버덕도 2014년과 마찬가지로 롯데월드타워 바로 앞 석촌호수 동호에 떴다. 노란색 대형 벌룬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크기는 높이 18m, 가로 19m, 세로 23m로 2014년(높이 16.5m·가로 16.5m·세로 19.2m)보다 몸집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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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동생 러버덕' 중 핼러윈 콘셉트로 꾸며진  '고스트덕' (사진=롯데물산) *재판매 및 DB 금지

그뿐만 아니다. 1.4m 크기의 '동생 러버덕'들도 따라왔다.

전시 마지막 날이 10월31일 '핼러윈데이'인 '핼러윈 시즌'임을 감안해 '해골덕'(롯데마트 와인숍) '드라큘라덕'(롯데콘서트 홀 야외 테라스), '고스트덕'(롯데시네마 상·하행 에스컬레이터 사이) 등 핼러윈 콘셉트 러버덕을 선보였다.


'포용성'을 담아 무지갯빛으로 꾸며진 '레인보우덕'(롯데월드몰 4층 키즈 매장)도 있다.

오리지널 콘셉트 러버덕(롯데월드타워 로비,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전망대 서울스카이)도 자리한다.

동생 러버덕들 역시 호프만 작가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세계 최초로 등장했다.
 
이들은 롯데월드타워 단지 내 롯데그룹 계열사 영업장에 흩어져 시민을 맞이한다. 석촌호수 러버덕이 호숫가에서 눈으로만 보거나 사진 배경으로 삼는 데 만족해야 하는 것과 달리 동생들은 직접 안아보고, 곁에서 사진도 찍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유료 입장'이 필요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서울스카이에 있는 두 러버덕을 제외한 다른 모든 동생 러버덕은 석촌호수 러버덕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자유롭게 찾아가 접할 수 있다.

색다른 볼거리인 핼러윈 콘셉트 러버덕들과 레인보우덕, 오리지널 콘셉트 축소형 러버덕 중 세 마리를 사실상의 공공장소에 둔 롯데월드타워의 배려가 읽히는 대목이다.

시민들도 호응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서는 관련 게시물이 매일매일 끝없이 올라온다. 수십만 건에 달한다.

특히 강풍이 부는 날 공기 빠진 러버덕을 두고 보이는 반응에서 애정이 묻어난다.

초속 5m가 넘는 바람이 불면 조각조각 이어 붙인 러버덕이 자칫 찢어질 수 있다.

호프만 작가는 "손상되는 것 또한 대형 공공 설치 미술의 일부다"며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롯데월드타워는 "초대형 설치 작품이라 한 번 심한 손상을 입으면 수리하는 데 일주일가량 걸려 전시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날씨에 따라 바람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러버덕을 보호한다.
 
그런 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러버덕을 친견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공기 빠져 납작해진 채 물에 떠 있는 러버덕을 '프라이 덕'으로 명명해 또 다른 콘셉트로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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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세계 최초 '동생 러버덕' 중 핼러윈 콘셉트로 꾸며진 '드라큘라덕'  *재판매 및 DB 금지

롯데월드타워는 러버덕과 같은 대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마련해 시민들이 바쁜 일상에도 여유와 휴식을 느끼고, 더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석촌호수를 국내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했다.

전시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사람들을 단지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송리단길'로 대표되는 인근 상권과 공유하며 잠실 일대를 관광 명소로 키워가고 있다.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소유·운영사 롯데물산(대표 류제돈)은 지난해 9월 '제3회 뉴시스 한류 엑스포'에서 서울시장상을 거머쥐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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