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집값 진단①]노·도·강 하락세, 강남까지?…은마 6.5억 '뚝'
대단지 밀집 송파구, 급락 거래 여러 건 발생추가 하락 염두?…도곡렉슬 최고가 계약 파기전문가들 "대세 하락, 강남도 키 맞추기"
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누적 하락률을 보면 서울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0% 떨어졌다. 노원구(-5.13%), 도봉구(-5.06%), 성북구(-4.74%), 은평구(-4.34%) 등 강북 외곽 지역의 하락폭이 비교적 컸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GTX 등 철도 호재로 급격히 올랐던 화성시(-7.95%), 시흥시(-7.36%), 인천 연수구(-6.96%), 오산시(-6.94%), 의왕시(-6.85%), 안양 동안구(-5.38%)와 입주 물량의 영향이 있는 수원 영통구(-8.92%)에서 가격이 많이 빠졌다. 최근 들어서는 하락세가 서울 동남권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25개 자치구 중 송파구(-0.60%)가 가장 큰 하락폭을, 강동구(-0.45%)가 그 다음을 차지했다. 송파구는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잠실동을 중심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잠실동 대장 단지로 꼽히는 엘스는 전용 84㎡가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팔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27억원보다 7억5000만원 낮게 거래됐다. 다른 단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리센츠는 지난해 11월 26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20억2000만원으로 6억원, 레이크팰리스는 24억8000만원에서 17억9600만원으로 6억8400만원, 트리지움은 24억5000만원에서 19억5000만원으로 5억원, 신천동 파크리오는 지난해 10월 25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17억7000만원으로 7억5000만원 내렸다. 이들 아파트는 적게는 약 2600가구, 많게는 68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5개 단지를 합한 가구가 약 2만5000가구에 달하는 지역이다. 거래절벽이 극심한 상황에서도 다른 단지에 비해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대기수요도 꾸준히 존재해 거래가 성사되기 쉬운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17%, 1.24%씩 내려 아직까지는 서울 평균을 한참 밑도는 하락률을 보이고 있지만 강남을 대표하는 단지들에서도 최근 큰 폭의 실거래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어 폭풍전야의 분위기다.
계약이 파기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울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34㎡는 5월25일 49억4000만원에 최고가로 계약됐다가 지난달 20일 계약 해제됐다. 통상 계약금이 10%인 것을 고려하면 5억원 가까운 돈을 포기하는 것인데도 계약이 어그러진 것이다. 이는 같은 면적이 지난 8월 42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나온 매물 중 가장 낮은 가격이 42억원인데, 기존 계약 대신 이 매물을 선택해도 2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매수가 가능하다. 집값이 추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금액 차이는 더욱 커진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대세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인 만큼 강남만 이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거 금융위기 직후처럼 하락을 주도한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시장 상황에 키 맞추기를 하는 정도라고 분석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최근 상승장은 외곽 위주로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에 이 지역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는데, 결국 강남에도 키맞추기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소장은 "여전히 수요가 있는 강남은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평가되고, 규제완화 이슈가 있기 때문에 신축보다는 재건축이 회복력이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시장이 전체적으로 내리는데 특정 지역만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기에 마지막이 강남권인 것"이라며 "하락거래가 나오기는 하지만 거래 표본이 너무 적기 때문에 전체적인 하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