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이차전지 수출 호실적에도…무역적자 장기화하나[1년째 무역적자, 회복 언제쯤①]
자동차 관련 두 자릿수 증가율…미국·EU에 수출 역대급무역적자 12개월째…주요 기관 "올해 수출 부진할 듯"
4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년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7.5% 감소한 501억 달러(66조3825억원)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 기조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전년 동월 수출이 역대 2월 중 최고 실적(541억6000만 달러·71조7620억원)을 기록하며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이다. 이에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체적인 수출 실적은 저조하지만 품목별로 보면 상황이 나쁘지 않다. 자동차·이차전지 등 자동차 관련 품목과 석유제품·일반기계 등이 두 자릿수 증가를 보이며 수출에 힘을 보탰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고 친환경·SUV 등 고부가 신차 모델이 출시되며 지난달 수출액은 56억 달러(7조4200억원), 1년 전보다 47.1% 증가했다. 이는 월별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이다. 이차전지 수출 역시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사업에 속도가 붙으며 2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전년 같은 달보다 29.7%가 늘어난 이후 지난 1월 10.0%, 지난달 25.1%가 뛰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런 수출 증가 품목을 들여오는 지역 위주로 수출 호조세가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미국·EU 등 선진국과 중동·인도 등 유망시장이 골고루 증가를 보였다. 자동차·이차전지 등 자동차 관련 품목의 높은 수출 증가세와 일반기계 등 인프라 투자 관련 품목 수출이 동반 상승하며 미국·EU는 2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중동은 자동차·부품 외에 인프라 투자와 밀접한 철강·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늘어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다.
무역적자가 1년 동안 이어진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이 부진하며 반도체 수출국인 대(對)중 무역까지 연쇄적으로 주저앉은 데 있다. 문제는 당장 반도체 수출이 좀처럼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는 점이다. 주요 기관에서는 일제히 올해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수출을 지난 하반기 전망보다 90억 달러 내려 잡은 6500억 달러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올해 수출액을 전년 대비 4.0% 감소한 6624억 달러로 예측했다. 정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올해 수출 목표가 6850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기관 전망치는 다소 어두운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해 말 '2022년 수출입 평가 및 2023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IT수요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주요국 경기회복세 지연 등 제한적인 수출 여건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의 수출 감소로 부진이 예상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경제전문가 역시 올해 수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무역적자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의 경우 사이클 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어 곧 끝날 일은 아니고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무역수지 적자가 장기화할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