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최우선...'완화적 금융' '집중 재정' 통할까[시진핑 천하③]
과학기술 강조...인프라투자가 '지렛대'리창 "5% 안팎 올 목표 달성 쉽지 않다"글로벌 경기 · 부동산 · 수출 '3대 악재'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경제 정책은 시진핑(習近平) 3기 체제 구축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금융 완화 정책과 집중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제 활동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데 방점을 두었다. 13일 폐막한 중국 양회에서 설정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는 시장 예상을 약간 밑도는 '5% 안팎'이다. 2022년 10~12월 성장률이 2.9%, 작년 성장률이 3.0%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 후 경제활동 본격화를 통한 경기의 뚜렷한 회복을 겨냥한 목표다. 이런 목표를 실현, 중국 경제를 성장 궤도로 재차 진입시키기 위해 시진핑 지도부는 '효율을 높인 재정정책'과 '적확하고 효과적인 금융정책'을 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재정정책에 관해선 그간의 '적극적인'이라는 자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 지원을 계속할 것이란 관측이다. 동시에 효율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 재정 여력이 저하하는 상황에서 비용 대비 효과를 높임으로써 재정지출 신장률 둔화에 따른 악영향을 보완하려는 취지다. 정부기금 등의 보전을 확대해 재정적자를 메우면서 정부가 권장하는 인프라 투자, 개인소비, 탈(脫) 이산화탄소, 전략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 그 복안이다. 금융정책에서는 온건한 기조를 유지해 2023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지속한다. 여기에 '적확하고 효과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과잉 유동성 공급은 지양하고 부동산 시장과 개인소비 등 회복 진척 상황을 살피면서 예금준비율 인하를 포함한 추가적인 금융완화, 특정산업에 적용하는 금리 인하, 정책은행을 통한 자금공급 등 수단을 동원한다. 이른바 '핀셋 처방'을 내려 재정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완화적인 금융환경과 '핀셋 처방' 또는 '선택과 집중'식 재정 정책을 펴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심화한 수요부족을 개선해 경제활동을 정상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중국 경제운영의 지침 역할을 하는 '정부공작보고'와 예산안에서 산업별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에선 앞으로 경제발전으로 이어지는 인프라 투자와 개인소비를 경기 회복의 주력으로 삼았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투자에는 의존하지 않은 '견실한 발전'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먼저 인프라 투자가 '시진핑 천하' 경제 발전의 지렛대다. 양회에선 인프라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인프라 투자에 충당하는 지방 특별채 발행 한도를 전년 3조6500억 위안을 웃도는 3조8000억 위안으로 상향키로 했다. 개인소비를 포함한 내수확대는 내구소비재의 안정화와 농촌지역 소비 개척이 주 타깃이다. 구체적으로는 자동차, 가전, 가구 등 저변이 넓은 주종상품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소비회복을 적극적으로 떠받칠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선 "주택은 거주하기 위한 것이지 투기대상이 아니다"라는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부동산 개발산업에 억제적인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선언했다. 주택의 실수요와 주거지 교체 수요는 지원하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는 대형 부동산 개발사의 신용 리스크를 막아 내겠다는 의지다. 탈탄소를 향한 구조개혁을 계속하고 그린소비, 친환경 스마트 가전과 건자재, 에너지 절약 제품에는 보조금을 주고 신에너지차, 고령자 상대 서비스, 교육 의료 등 분야에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서있다. 과학기술의 자립을 강조하고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전략산업과 공급망의 강화 역시 중시한다. 저출산과 고령화, 탈탄소, 기술혁신 등 구조적인 과제에 전면 대응함으로써 2023년 중국 경제를 질 높은 성장을 향해 전진하는 단계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그렇다면 올해 성장 목표가 실현 가능할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중국 안팎으로 경제환경은 복잡하다. 리창(李强) 신임 총리가 "5% 안팎의 올해 성장목표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할 정도다. 국내에선 중국 GDP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은 치솟는 인플레로 경기가 둔화하는 추세다.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둔화 또는 감속하면 중국의 선행 수출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안정을 앞세운 경제 운용을 시행하려는 만큼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기대하기 어렵기도 하다. 분석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조정과 수출 둔화가 이어지면 중국 경기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질 수 밖에 없다고 관측하고 있다. 리 총리는 취임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성장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거시 정책, 수요 확대, 개혁 및 혁신, 리스크 해결과 예방 등 일련의 종합 조치 시행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낙점한 리 총리로선 전반적인 경제문제를 다뤄본 경험은 미숙하지만 그간 경제와 금융 정책을 주도한 허리펑(何立峰) 부총리, 류쿤(劉昆) 재정부장, 이강(易鋼) 인민은행장,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 등 승진 유임된 각료들을 이끌면서 경기회복과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자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