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스토리]"TSMC 나와라"…삼성전자, 4나노 '자신감'
삼성전자, '흑역사' 4나노 수율 개선 업계 평가생산성·경쟁력의 바로미터면서 핵심 '영업비밀'수율 개선은 시작일 뿐…고객 신뢰 이어질지 관건
수율은 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을 말하는데, 삼성전자는 그동안 4나노 공정의 낮은 수율로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고전해왔다. 삼성전자는 올 초 "4나노 2·3세대의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했다"며 수율 개선 노력에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경쟁사인 TSMC와 4나노에서 수율이 거의 비슷하다는 평가를 들으며 본격적인 추격전에 나섰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수율'이 뭐길래 반도체 산업에서 수율은 사실상 '불량률'의 반대말이다. 웨이퍼 한 장에 설계된 최대 칩의 개수 대비 실제 생산된 정상 칩의 개수를 말하는데, 백분율로 나타낸다. 수율이 중요한 이유는 '생산성'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수율이 높을수록 더 많은 정상 칩을 얻을 수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어떻게 수율을 높이고, 또 관리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통한다. 수율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처럼 반도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수율의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 없다. 반도체는 단 μm(마이크로미터)의 먼지나 바이러스 입자만 있어도 불량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회로가 미세화하면서 공정 중 어느 한 부분의 결함이 제품 전체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낸드 플래시처럼 여러 개 칩을 쌓아 하나로 만든 제품은 부속 칩 하나에 불량이 생겨도 제품을 통째 버릴 때가 있다. 수율은 반도체 회사가 가진 첨단 공정 기술력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척도라는 점도 주목된다. 통상 신제품 개발 초기에 수율은 10~2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이후 장비 운용 경험이 쌓이고, 새로운 공정 기술이 도입되면서 제품 생산이 안정화되면 꾸준히 수율이 높아진다. 결국 반도체 회사들은 90% 이상 '골든 수율'을 달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율보다 신뢰…이재용 회장 '제2의 품질경영' 열까 무엇보다 수율이 중요한 이유는 고객사 확보를 위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수율 면에서 업계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고객사를 끌어모을 길을 열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율을 개선하려면 ▲공정장비의 정확도 ▲클린룸의 청정도 ▲공정조건 등 여러 제반사항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삼성전자는 4나노 초기 양산에 어려움을 겪으며, 파운드리 업계 선두주자인 TSMC와 경쟁에서도 고전했다. TSMC는 1987년에 설립돼 30년 이상 파운드리 '한우물'만 판 기업으로, 범용 제품부터 첨단 제품까지 생산 라인을 갖추고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경쟁사의 수율을 따라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치열한 노력이 있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현재로서는 첨단 기술력 측면에선 오직 삼성전자만이 TSMC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양사의 수율 대결은 이제 시작이다. 일부에선 "수율은 하나의 지표일뿐, 중요한 것은 고객사 신뢰를 어떻게 얻을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객사는 단순히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거래처를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갤럭시 신화를 만든 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애니콜 품질 논란에 500억원어치의 '애니콜 화형식'을 거행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 '품질 경영'을 본격 선언한 것이다. 시스템반도체 2030 달성을 목표로 한 이재용 회장의 '파운드리 신화' 역시 품질 완성도부터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나노 같은 첨단 공정은 주로 스마트폰 등 고부가가치 부품에 쓰이는데, 고객사들이 단순히 수율만으로 삼성전자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며 "고객사로부터 총체적인 신뢰를 얻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