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셔틀외교 복원에 3각 협력 강화…미국에 고무적"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서울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한 가운데 미국의 주요 언론은 양국 간 셔틀외교가 복원되면서 미국 주도의 한미일 3각 협력이 더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언급은 한국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역사 문제가 양국 현안으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한국과 일본의 지도자들이 관계 심화를 다짐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한국 방문에 대해 "역사에 대한 인식 차이로 2011년 중단됐던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 간 셔틀 외교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힌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 관계를 심하하겠다는 양국의 다짐은 과거에 대한 불만을 뒤로하고 더 협력할 것을 촉구한 미국에게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다만 NYT는 한일 내 과거사 문제에 관한 정치적인 압박을 고려할 때 양국 간 긴장 관계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과거사 문제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라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야당을 포함해 많은 한국인들이 요구했던 명확하고 직접적인 사과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국제정치학 강사는 역사 문제는 언제나 돌출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단기적인 여론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전 일본 외교관인 미야케 구니히코도 신문에 "양국 관계의 90% 이상은 국내 정치"라며 "그들(한국인들)은 우리를 계속 압박했고, 골대를 옮기면서 이런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본 지도자의 서울 방문으로 셔틀외교 12년만의 재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년간의 마찰 끝에,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부상 및 북한의 핵 야욕 등 지정학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 간 또는 미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WP는 "기시다 총리가 새로운 사과를 하는 대신 과거에 일본 지도자들이 했던 성명을 강조하는 방법을 택했다"며 "그는 개인 성명에서 식민지 통치하 한국민들의 혹독한 환경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는 진심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는 신각수 전 주일 대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일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한국과 일본 간 관계가 더 긴밀해지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를 더 통합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가능해져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보도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WSJ에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해 "이는 여러 분쟁 지역에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모든 도구와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통합 억제를 진전시키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바람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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