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좋아진 한국차...기록적 엔저에도 '거뜬'[新엔저시대②]
日 판매 물량 적어 큰 영향 없을 전망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원·엔 환율이 최근 한때 800원대까지 떨어지며 8년 만에 가장 심한 엔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엔저 현상이 국내·외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외환시장과 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엔화 환율은 한때 100엔당 897.49원까지 떨어졌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등 기업에 영향이 컸다. 한때 엔화 가치가 1% 떨어지면 현대차 수준이 1% 가깝게 줄어든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선 최근 엔저 현상이 차 산업에 실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선 사실상 현대차그룹만 일본에서 차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일본 판매를 재개한 현대차는 일본서 아이오닉 5와 수소연료전기차 넥쏘만 판매 중이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17대, 누적 판매량은 199대에 불과하다. 해외 사업장에서도 엔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차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나, 국내 기업은 이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실제 최근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일본 토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를 탈환했다. 베트남은 북미와 함께 한국 차와 일본 차가 경쟁을 벌이는 대표적인 해외 시장이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베트남에서 누적 2만2903대를 판매했다. 이는 2만1547대를 판매한 도요타를 웃도는 수치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대일 수출 물량이 미미하다는 점이 엔저 상황에선 나쁠 게 없다"면서 "특히 현대차그룹은 북미와 베트남 시장 등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어, 일본 차가 일시적으로 싸게 팔린다고 판매량에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국내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회사도 엔저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일본 완성차 관계자는 "국내 사업장에선 차 판매 대금을 일본 본사에 '원화'로 송금한다"면서 "엔화 가치가 올라가든 떨어지든 원화로 보내기 때문에 국내 법인에 '엔저'가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본사에 송금하는 방식이나 이용하는 화폐 등이 모두 다르고,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송금한다"며 "또한 자동차 매매 계약이 환율 변동보다 앞서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 변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