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국어 만점자 4배 늘어…‘킬러문항’ 없었다
국어 만점자 1492명…"1등급대 변별력 낮다" 평가교육부가 지적한 비문학 킬러문항, 정답률 30%대국어-수학 표점 15점차도 문제…변별력 '진퇴양난'
반면 수학이 크게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 향후 당국이 적정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관건으로 꼽힌다. 2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공개한 202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두고, 입시 전문가와 고교 진학교사들은 대체로 '국어는 평이했고 수학은 지난해 수능보다도 어려웠다'고 평가한다. 국어와 수학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만점자 표준점수와 1·2등급 구분 표준점수 모두 상승했다. 상위권의 표준점수가 상승한다는 것은 전체 평균과 상위권의 원점수 차가 더 벌어져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국어의 만점자 표준점수는 현재의 성적 표기 체제 도입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21년 수능 국어(149점)와 비교하면 어렵다고 말하기 어렵다. 반면 수학은 6월 모의평가 기준으로 만점자 표준점수가 150점을 넘은 것은 2009년 시험 이후 처음이다. 국어는 1492명이 만점을 획득해 지난해 수능(371명)보다 4배 늘어났다. 입시업체 분석도 비슷하다. 진학사는 국어를 두고 "평이했던 전년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했고,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1등급 학생에게 변별력이 낮고, 2·3등급에 변별력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국어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 수능' 지시로 교육과정 밖 킬러문항 유무, 이에 따른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관심을 모았다. "얼마나 어렵기에 정부가 강한 어조로 대응하나"하는 시각도 있었다. 교육부는 전날 킬러문항을 공개했는데, 이번 6월 모의평가의 경우 국어는 14번과 33번이 포함됐다. 14번은 공통과목(독서)에서 '로랜즈의 확장 인지 이론'을 주제로 한 지문을 출제했다. 교육부는 낯선 현대 철학 분야의 전문 용어를 다수 써서 지문 이해가 매우 어렵고, 선택지로 추상적인 문장을 제시해 지문과 답지의 개념 연결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33번의 경우 지문에서 조지훈 작 현대시 '맹세', 오규원 작 '봄'을 제시하고, 문제에서 감상 정보를 제시했다. 이를 두고 교육부는 문제에서 꼽은 감상 정보가 제한적이라 풀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채점 결과와 정답률을 놓고 보면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교육부의 판단과 사뭇 달라 보인다. EBSi에서 수험생이 입력한 가채점 결과로 살펴보면 정답률은 14번이 36.4%, 33번이 36.8%였다. 두 문항 모두 지문과 문항이 EBS 교재와 연계된 문제였다. 이보다 정답률이 낮은 문항은 국어에서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수학이다. 수학은 만점자 표준점수가 151점을 기록, 지난 2009년 6월 모의평가 이후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다. 국어보다 15점 높아 지난해 수능(11점차)보다 점수 격차가 더 벌어진 상황이다. 문영주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지난 3월 수능 시행기본계획 브리핑에서 "(국어-수학 표준점수차) 간극을 최소화, 줄이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었다. 수학은 만점자 수도 지난해 수능 934명에서 이번 6월 모의평가 648명으로 30% 감소했다. 서울 주요 대학의 대입 정시는 수능 표준점수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수학의 표준점수가 너무 높으면 국어의 변별력이 무력화 될 수 있고, 수학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미적분' 쏠림과 이로 인한 문과 불리, 이과생의 문과침공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도 수학 중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은 48.5%로 확률과 통계(47.8%)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대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은 과목인 수학 미적분, 국어 언어와 매체로 수험생이 쏠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입시 전문가들과 교사들 사이에서는 당국이 강한 어조로 킬러문항 배제 뜻을 밝히고 있는 만큼 국어의 난이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수학 역시 '킬러문항' 배제로 평이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교육부는 이번 6월 모의평가 수학에서 공통과목 21번, 22번과 '미적분' 30번을 킬러문항으로 지적하며 유사한 문제를 배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경우 수학의 최고 표준점수를 낮춰야 하는데, 이른바 '수포자'가 변수다. 평균을 깎아 먹기 때문에 어지간히 시험을 쉽게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한 고교 진로교사 A씨는 "본래 공통과목의 22번, 선택과목 30번 자리 문제의 정답률은 5% 내외에서 거의 변하지 않는다"며 "(이번 수학 22, 30번의 경우) 과거에 정말 여러 가지 복합 개념들을 섞어서 냈던 그야말로 킬러 문항이라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A 교사는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수학을 국어보다 어려워 하기 때문에 난이도 조절만으로 격차를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국어를 어렵게 하기 어려우면 수학을 물수능 수준으로 내야 하는데 이러면 변별력 사고가 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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